마을 한가운데 장수바위가 있어 장바우
상태바
마을 한가운데 장수바위가 있어 장바우
  • 곽주희
  • 승인 2008.07.11 12: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로쓰는 마을 이야기 137 - 탄부면 장암1리 
▲ 자신의 밭에서 참깨가 쓰러지지 않도록 줄을 매고 있는 박노훈 이장. 그동안 비가 오지 않아 농작물이 말라 비틀어지고 있다고 비가 많이 내렸으면 좋겠다고 한다. 밭에 심은 대추나무가 많이 고사돼 다시 보식해야 한다고 한다.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는 박 이장으로부터 장바우 마을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마른 장마가 기승을 부려 일주일째 30도를 넘는 무더위로 사람들은 그늘을 찾아 더위를 식히고 있다.

농민들은 비가 내리지 않아 타들어가는 농작물을 그져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다.

다행히도 이번 11일 금요일 비가 온다고 하는데 얼마나 오려는지.

가뭄이 심해 농민들의 마음도 같이 타들어 가는데 이번 금요일에 많은 비가 내려 더위로 한풀 꺾이고 농민들의 마음도 같이 환하게 웃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지난 8일 탄부면 장암1리를 찾았다.

# 장암1리 찾아오는 길

보은읍에서 삼승면 방면으로 19번 국도를 따라 가다보면 청원∼상주간 고속도로 보은IC가 있는 금굴삼거리가 나온다.

금굴삼거리에서 16번 지방도를 달리다 보면 매화삼거리가 나타나고 그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달리다 보면 장암2리 경상리(증생이)를 지나 바로 나지막한 야산 밑에 길게 자리잡고 있는 마을이 나타난다.

바로 장암1리. 장바우다.

# 장바우의 유래

마을 한가운데 장수바위가 있어 장암1리라는 이름보다 장바우라고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또한 엉거지재 옆에 있는 도덕바위와 장암 2리인 증생이(경상리)로 가는 곳에 있는 바우뱅이의 바위 등 세 개의 바위가 있어 이곳이 바위가 많은 곳이라 하여 장암이라 하였다는 이야기도 전해오고 있다.

더욱이 장수바위에는 장수의 발자국이 표시가 되어 있고, 깊은 구멍이 뚫려 있다.

장수바위에 대한 이야기가 다음과 같이 마을주민들에게 전해 내려오고 있다. 

옛날 장수가 금적산에서 이 바위로 뛰어내려 왔는데 그 때 장수의 발자국이 생겼으며, 깊은 구멍은 그 자리에서 오줌을 누어서 생긴 구멍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장바우라는 이름을 지어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은 장수바위와 바우뱅이의 바위는 도로개설 등으로 인해 일부가 파손되었거나 아주 없어져 버린 상태로 도덕바위만이 남아 마을을 굽어보고 있다.

장바우는 탄부면소재지로부터 서쪽으로 4km(10리)지점에 위치해 있다.

동은 덕동2리(석화), 서와 남은 삼승면 달산1·2리와 천남2리, 북은 매화2리, 사직리와 장암2리와 접하고 있다.

마을에 장수바위가 있어 장바우 또는 장암이라 하였는데 지난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이웃마을인 경상리(景祥里, 장암 2리, 증생이)와 병합하면서 한 마을을 이루어 장암리라 불리어 왔다.

# 장바우에 얽힌 설화

장암1리(장바우)는 마을 뒤로 늘어선 야산의 청룡혈을 받고 있는 마을로 예로부터 힘이 센 장사가 많이 나온 마을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웃말 뒷산에 있는 엉거지재(또는 원고지재)라 불리우는 고개가 있다.

엉거지재에 대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다.

그 옛날 명나라 이여송 장군이 이곳을 지나다 산의 형세를 보니 힘이 센 장사가 나올 지형이라 하여 혈을 끊기 위해 병사들을 동원해 산을 파헤쳤다는 것이다.

또한 다른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로 이 엉거지재는 옛날에 원님이 이 고개를 넘어 벼슬길에 올랐다가 중간에서 호랑이를 만나 엉거주춤하고 있다가 호랑이에게 잡혀 먹혔다고 해서 엉거지 고개라고 불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예전 70여가구에 300여명이나 살던 큰 마을이었던 장바우는 현재 마을봉사자로 7년째 이장을 보고 있는 박노훈(51), 새마을지도자 김갑수(45), 부녀회장 김영순(53), 노인회장 이중익(75)씨 등 110여명이 32가구를 이루어 활기차고 행복한 마을을 만들며 살아가고 있다.

# 복합영농으로 탈바꿈하는 장바우

장바우의 경지면적은 논이 50㏊이고 밭이 5㏊로 외형적으로 보면 대부분 논농사에 의존하고 있는 마을이다.
그러나 실제 최근 들어 농업에 있어서는 한우를 많이 키우고 있으며, 새마을지도자를 보고 있는 김갑수씨가 수백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는 등 가구수에 비례하면 가축수가 상당히 많은 마을중 하나이다.

밭작물로는 주로 땅콩과 고추, 대파, 인삼, 콩 등를 재배하고 있다.

특히 장바우 마을에는 땅콩작목반(작목반장 김문환)이 있는데 탄부면에서 생산하는 땅콩과 군내의 다른 마을에서 생산된 땅콩은 대복땅콩가공공장에서 처리가 되어 상품으로 만들어 전국에 출하되고 있다.

또한 대규모 시설하우스에서 오이와 고추, 방울토마토 등을 재배해 고소득을 올리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래도 장바우는 벼농사가 주 작목이다.

올해 남보은농협과 친환경 보은황토쌀 계약재배면적이 16만200㎥나 된다.

계약재배를 하기 때문에 수확철 수매할 때 일반 쌀보다 2∼3000원 정도 더 받고 수매해 농가 소득에 보탬이 되고 있다.

한편 개인적으로는 2농가에서 우렁이 종패양식장에서 우렁이를 구입해 친환경 우렁이쌀도 재배해 판매하기도 한다.

# 부녀회·청년회 마을의 일꾼

장바우의 특징 중에 하나는 비교적 고른 연령분포를 들 수 있다.

65세 이상 노인회원이 25명이며, 이중 80세가 넘은 노인도 8명이 있는 반면 다른 마을에서 찾아보기 힘든 60세 미만의 젊은 청년(?)층의 남자가 20명이나 된다는 것이다.

이들 청년들은 청년회(회장 김문환, 57)를 조직해 마을의 모든 일을 앞장서서 처리해 나가고 있는 훌륭한 일꾼들이다.

청년회는 마을 애사시 상여를 메는 등 모든 일을 다 처리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마을에 청년회가 없으면 아무 일도 못한다는 얘기까지 주민들은 입에서 나오고 있다.

박노훈 이장은 “회비는 별도로 걷는 것이 없습니다. 청년회에서 마을의 애사시 상여를 메는 일에서부터 모든 일을 도맡아 하고 일이 끝나면 상가집에서 수고비 조로 얼마를 주면 그것을 모아서 회비를 충당하고 있습니다. 그 회비를 모아 부녀회와 함께 매년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효도관광이나 여름철 복달음으로 마을잔치를 할 때 쓰고 있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매년 여름이면 마을 주민들이 모여 마을잔치를 열고 있는 장암리의 부녀회원들 역시 20여명이 부지런한 일꾼으로 폐품수집 등을 통해 해마다 마을을 위해 봉사를 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 5일 삼천포(경남 사천)로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효도관광을 다녀왔다고 한다.

또한 여름이면 복달음으로 부녀회와 청년회가 앞장 서 마을잔치를 벌여 주민 화합과 더위로 지친 주민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있다.

이렇듯 장바우의 가장 큰 자랑은 청년회와 부녀회 등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단결력과 웃어른을 공경할 줄 알고 아랫사람을 자애로 보살피는 상경하애하는 마을로 주민들은 인지상정으로 화목하고 행복한 마을을 만들어 가고 있다.

# 하수처리시설 조속 해결 바래

장바우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하수처리시설의 조속한 설치다.

박노훈 이장은 “지난 3년전부터 하수처리장이 된다고 하더니 아직까지 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새마을사업으로 콘크리트 포장했던 마을 안길이 깨지고 패이는 등 다시 포장해야 하지만 하수처리장 설치사업이 되질 않아 손도 못대고 있다. 도대체 얼마나 더 기다려야 될 지 모르겠다”고 하수처리시설의 조속한 해결을 바라고 있다.

또 박 이장은 “비포장된 농로나 마을 안길은 올해 다 포장이 된다고 해 걱정은 안되지만 마을 정자나무(느티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돼 관리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몇 해전 느티나무에 병해가 들어 면사무소에 문의했더니 군에서 지정한 보호수가 아니기 때문에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이번에는 군 보호수로 지정을 해 주어 관리를 받게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하고 있다.

이 느티나무는 수령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아는 주민들이 없었다.

느티나무 밑에서 더위를 피해 쉬고 있는 마을주민들은 “오래됐지. 몇백년은 되었을거야” 라며 “정확히는 모르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으니깐. 기자 양반이 좀 알아봐줘. 그리고 보호수로 지정될 수 있게 도와주면 좋겠는데”하시면서 껄껄껄 너털 웃음을 지으셨다.

박 이장은 “느티나무 보호수 지정외에 느티나무가 있는 곳이 원래 국유지로 군에서 다 매입을 해 그 곳에 주차장과 체육시설 등을 갖춘 쉼터로 조성해 마을 주민들이 화합하고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을주민들이 장수하며 상경하애하는 마음으로 이웃간의 끈끈한 정을 나누며 살고 있는 행복한 마을 장바우.

우리가 꿈꾸는 있는 농촌 마을의 모습은 아닐런지 생각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