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양성소’로 전락시켜
상태바
‘공무원 양성소’로 전락시켜
  • 송진선
  • 승인 2007.05.0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북도가 잘 키워놓은(?) 경력직 공무원들을 빼가고 일선 시군에서는 부족한 인원을 신규자원으로 충당하게 만들고 있다.  시군을 신규공무원 양성소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4일에도 8급과 7급 자원의 전입시험을 치르는데 8급은 본청 1년 이상 근무 경력이 있어야 하고 7급은 승진 4년 미만인 경력자라는 응시자격을 갖춰야 함에도 불구하고 22명을 뽑는데 120명이 신청을 했다고 한다.

보은군에서도 해당 자격을 갖춘 8급 이상 9명, 7급 6명이 신청을 했다.

그동안 보은군은 충북도에서 전입자를 받는다는 계획만 세우면 해당 조건에 맞을 경우 제한을 두지 않고 시험을 치르게 해 상당수 보은군 출신 공무원들이 충북도로 진출했다.

지금이야 보은군에서 신규 공무원을 채용할 경우 최소 3년 이상 보은군에 근무해야 한다는 전보제한을 두고 있고 타시군 전출 또한 최대한 막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최소한의 장치로 인해 그나마 경력자를 확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이번에 또다시 충북도가 많은 직원들이 퇴직하면서 생긴 빈자리를 시군의 경력자원으로 충원한다고 한다.

가고 싶은 사람들을 말릴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문제는 경력자를 충북도로 보낸 보은군의 상황일 것이다.

현재 보은군은 사업소를 제외한 보은군 본청과 읍·면사무소에는 4급 2명, 5급 21명, 6급 103명, 7급 98명, 8급 84명, 9급 78명이다.

공무원 조직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7급이 98명으로 오히려 계장 급인 6급 자원 103명보다 적다. 8급은 84명임에도 일을 할 수 있는 조직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으나 보은군에서 신청한 전입 희망자가 시험에 합격하면 보은군 조직에서는 그만큼 일을 할 만한 경력자가 없어져 허리는 부실해지는 것이다.

대신 보은군은 그 빈자리를 이제 행정업무를 배워야 하는 신규 공무원으로 채워야 한다.

물론 요즘 신규자원들이 과거와 달리 고학력인데다 정보통신업무에 능통해 업무 추진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그러나 행정업무가 고학력에 실력이 좋다고만 해서 능력이 뛰어난 것이 아닐 것이다.

그들이 행정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5년 가까이 빨라도 3년 이상을 배워야만 업무수행능력을 갖출 것으로 본다.

이같이 보은군 등 시군의 경력자원이 충북도로 들어가는 동안 남아있는 경력자원은 신규자원을 가르치며 일을 하느라 업무량은 배가될 수밖에 없다.

일부 공무원들은 “신규 임용돼 업무가 파악되고 능동적으로 일할 위치가 되면 떠나버려 업무공백은 물론 업무추진 연속성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며 “전보제한이 풀리는 시점에 이같이 전입시험 등을 보는 경우가 나타나 앞으로는 전보제한을 지역 관계없이 상당기간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보은군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 전입시험을 거쳐 충북도로 들어간 공무원들이 보은군에 애정을 갖고 도의 각종 정보 등을 제공하는 등 보은군을 배려할 것이라고 한다.

지금 충북도 각 부서마다 보은군이 고향이거나 고향이 아니더라도 보은군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 도로 들어간 공무원들이 포진해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동안 보은군을 거쳐 도로 들어간 무수히 많은 공무원들이 얼마나 보은군에 정보를 제공하고 배려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만약 의문부호를 붙일 정도로 그들의 활약이 미흡하다면 정말 보은군은 손해만 보는 것이다.

언젠가는 충북도로 가기 위해 기회를 보고, 도 시험을 보고, 충원하는 것까지 막을 수 없다는 보은군의 고충을 이해하지만 충북도로 보낸 후 그들이 보은군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그들을 관리해야 하지 않을까.

<삼파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