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廢校)- 지역 문화의 밀알로 거듭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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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廢校)- 지역 문화의 밀알로 거듭나야한다
  • 최규인
  • 승인 2007.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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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의 인구가 크게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안타까운 현상이 어디 하나 둘 뿐이랴 마는 그 중에서도 가장 가슴 아픈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학교가 문을 닫는 폐교현상이다. 이제까지 보은군에서는 무려 17곳의 초등학교가 문을 닫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년 2월 28일로 문을 닫는 학교가 두 곳이 더 있다. 삼승초등학교와 수정초등학교 법주분교가 바로 그들이다. 삼승초등학교의 폐교는 그 오랜 역사(1923년 개교)가 단절되는 것으로 인해 삼승면민은 물론 보은군민들에게도 커다란 상실감을 안겨준다. 법주분교 또한 본교에서 분교로, 다시 분교에서 폐교로 전락하는 모습이 12만의 인구에서 3만으로 전락하는 보은군의 현재 모습과 겹치면서 주민 모두를 씁쓸하게 해준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변화를 창조적으로 수용하는 개인이나 집단은 결코 좌절하지 않는 법이다.
암울한 일제 강점기에 삼승초등학교와 법주초등학교가 각각의 현 위치에 개교하기까지에는 교육을 통한 민족 역량의 배양과 지역사회 발전을 꿈꾸어온 지역민들의 선견지명과 헌신이 있었다. 이들 선각자들의 꿈은 이 학교들이 국민기초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며 수많은 인재를 배출함으로써 일단 이루어졌다. 이제 변화된 환경아래에서 폐교의 운명을 맞은 이 학교들을 무엇으로 거듭나게 하는 가는 전적으로 오늘을 사는 우리 보은군민들의 몫이다.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다양한 노력을 쏟는 보은군으로서는 관내의 모든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따라서 보은교육청과 보은군은 상호 협조하여 이미 폐교된 학교와 앞으로 폐교될 학교들이 지역을 활성화 시키는 소중한 자산으로 사용되도록 최대한의 행정적 지원과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필자 개인의 생각으로는 삼승초등학교는 전국최초의 사과박물관으로, 법주분교는 법주불교예술원으로 재탄생하면 본래의 기관들이 갖고 있던 교육적 기능을 이어감과 동시에 보은군에 가장 절실한 문화적 기능을 보완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법주분교의 경우 속리산 관광이 최고 활성화 되었던 1970년 초에 법주초등학교에서 8학급을 독립시켜 수정초등학교를 개교했던 역사가 있다. 자신의 일부를 떼어냄으로써 본교에서 분교로, 다시 폐교로 물러나는 모습이 마치 살신성인의 도를 실천하는 성인의 모습과 같다. 따라서 이 번에 다시 불교예술원으로 거듭 나서 침체된 속리산 관광을 되살리는 불씨 역할을 한다면 법주사와 속리산의 이미지를 한층 더 심화시켜주는 금상첨화의 경우가 될 것이다.
학교란 단순한 건물이 아니다. 그 곳은 학부모의 염원과 학생의 꿈이 영그는 곳이며, 친구 사이의 우정과 사제간의 사랑이 꽃 피는 터전이며, 선후배 사이의 상경하애(上敬下愛) 정신이 숙성되는 귀한 공간이다. 오랜 세월동안 이 역할을 다해온
소중한 공간들을 이제는 우리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지역의 보물로 가꾸어야
할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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