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탐방 - 회북면 고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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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탐방 - 회북면 고석리
  • 임향묵
  • 승인 2005.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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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도시민 농촌체험마을로 조성됐지만 아직 미흡
옛스러움이 남아 있는 마을

보은에서 피반령으로 가는 25번 국도를 따라 수리티재를 넘어 회인방면으로 2∼30분쯤 달리다 내북면 방향의 571번 지방도로 가면 사방이 산으로 둘려 쌓여 있는 작고 아담한 마을이 나타난다.
바로 회북면 고석리이다.
옥녀가 거울을 앞에 놓은 듯한 앞산과 수려한 노적봉 밑에 자리한 마을은 한때 황폐한 불모지였으나 지난 1962년 당시 이장인 류제만씨 주도하에 마을 주민이 협동 개간, 경지로 이용하던 중 쌍암저수지가 준공됨으로써 현재의 모습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방이 산으로 둘려 쌓여 있는 이곳, 고석리를 처음 방문하였을 때 가장 먼저 반긴 것은 마을 앞 하천의 졸졸졸 흐르는 물 소리였으며 지저귀는 새소리였다.
하천과 마을을 거닐고 있는 너댓마리의 오리의 모습은 신기하게 다가오기도 하였다.
한때 몇몇 가구에서 오리농법으로 벼농사를 짓고 생계 수단으로 오리를 키웠지만 소규모로 하기엔 부담감도 크고 어려워 현재는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천과 병풍처럼 둘려 쌓여 있는 산을 제외하더라도 고석리의 시골스러움을 보여주는 것은 바로 이곳 마을의 가옥에 있다고 본다.
시골의 도시화 바람으로 슬래브지붕으로 단일화 된 여타 다른 마을과 달리 아직도 돌담으로 둘러 쌓여 있는 전형적인 시골 가옥의 모습을 담고 있는 마을의 모습은 신선하고 정겨움이 있었다.
또한 인터뷰를 위해 일하다 말고 그 복장 그대로 나오셔서 “자랑할 것도 내세울 것도 하나 없는 마을이라 걱정이다”고 말하는 백발의 이장님의 모습도 시골마을의 정겨움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리라.
마을 중앙에는 괴목이라 불리는 500여년 동안 이곳을 지켜온 마을 수호신 느티나무가 있다.
군보호수로 지정돼 관리되어지고 있는 나무이기도 한 느티나무는 마을 수호신이라는 이름처럼 마을을 감싸 앉고 있는 듯 한 형상이다.
이곳 사람들은 매년 정월 초 3일이면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마을 주민들의 무병장수와 풍년을 바라는 마음으로 산제사를 지내고 있다.
산에 자리잡고 있는 제당을 시작으로 마을로 들어오는 입구 3곳과 마지막으로 마을의 수호신인 괴목까지 총 5번의 제를 올린다.
고석리는 58가구 130여명이 살고 있으며 전체 주민의 70%이상이 60대 노인층으로 다른 마을과 마찬가지이다.
3년도 안된 시간동안 10가구가 줄어들 정도로 시골마을의 이농현상과 고령화 현상은 어쩔 수 없는 흐름인 것 같다.
한편 고석리 마을 입구에는 지난 3월 새롭게 단장한 보건진료소가 자리잡고 있다.
도지사 시책사업으로 추진해 총사업비 1억3510만원을 투입해 신축한 보건 진료소는 고석리를 비롯한 인근 오동, 쌍암, 신문리 등 5개 마을 주민들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또한 고석리 마을 입구 반대편에는 류진선 송덕비가 있다.
지난 1946년 학교 부지를 희사한 공적으로 1965년 학구내 주민들이 세운 비로 옛 회동초등학교 입구에 있는 것이다.
개인이 희사한 부지였으나 도교육청 관리하에 있어 학교가 폐교된 현재는 주민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희사한 땅인 만큼 그 부지로 새로운 이익을 창출하려만 하지말고 주민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행정이 아쉽다.

녹색·농촌 체험 마을

이곳 고석리는 마을 전체에 두루 두루 퍼져 있는 감나무와 호두나무가 특징이다.
특히나 감나무가 많아 이곳 주민들의 소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7∼8가구가 감 농사를 하고 있으며, 회인곶감작목반에 소속되어 있다.
또한 대청호를 중심으로 물이 풍부한 이곳은 벼농사가 마을의 주 재배품목으로 회북면에서도 손에 꼽히는 많은 벼를 재배하는 마을이기도 하다.
이곳은 지난 2002년 쌍암3리와 함께 농림부로부터 녹색·농촌 체험 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녹색·농촌 체험 마을이란 주 5일 근무제 도입에 따른 국민의 여가 수요를 농촌으로 유인하기 위해 시행된 사업이다.
그로 인해 체험 마을 조성을 위한 비용을 투자해 마을 중앙 나무 뒤쪽으로 황토 찜질방 등을 설치해 놓은 상태이다.
하지만 마을에서 관리하고 있는 찜질방은 많은 돈을 들여 설치했지만 정작 사용은 미미하다.  말만 그럴듯하게 녹색·농촌 체험 마을이라는 타이틀을 안겨주었을뿐 그 이후의 관리가 부족하다보니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을에서의 관리도 중요하겠지만 알려지지 않은 시골마을로 시간과 돈을 투자해 사람들이 모일 수 있도록 군의 체계적인 프로그램 편성과 함께 홍보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고석리 마을 위쪽으로 올라가면 도자기 공방이 자리하고 있다.
4년전 세워진 도자기 공방은 이곳 사람들이 만든 것이 아니라 청주에 본을 두고 있는 사람이 이곳에 공방을 만들어 매일 출·퇴근을 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의 소득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고석리를 떠올렸을 때 하나의 문화상품으로 이용되어질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감나무 가로수 길 조성 숙원

고석리 마을 입구 쪽 도로는 벚나무로 가득하다.
지난 녹색·농촌 체험마을 선정으로 마을 발전 계획에 따른 일환으로 최근 식재한 것이다.
아직 식재한지 얼마 안돼 화려한 벚꽃을 볼 수는 없지만 군 사업의 일환으로 마을 앞 도로는 벚나무 가로수가 조성되었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은 벚나무보다 감나무 가로수를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벚나무는 식재가 된 상태이니, 마을 앞 하천 제방에 감나무를 심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이다.
어느 곳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벚나무 가로수가 아닌 감나무 가로수가 조성된다면 마을의 소득증대에도 도움이 되고 또한 마을의 이미지를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을의 심부름꾼 송흠구 이장은 “감나무 가로수를 조성하는 것이 개인적인 소망이자 마을의 바램” 이라며 “군에서 약속을 한 이상 가로수 조성은 확정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확한 계획이 잡혀있지 않아 걱정이다. 조금 더 세심한 배려를 통해 조만간 조성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말했다.
여의도와 청주 무심천 벚꽃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보은에서도 조금만 도로를 따라 나가다보면 길게 혹은 짧게 벚꽃 길을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몇 년 안에 고석리 앞을 지날 때면 벚꽃 나무 뒤로 무성한 감나무 가로수를 만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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