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도를 어찌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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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도를 어찌하오리까
  • 송진선
  • 승인 2003.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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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수확포기 속출, 수확량 지난해의 10%도 안돼
일조량 부족 및 강우량 증가 등 기상조건 악화로 모든 농산물이 심한 타격을 입은 가운데 특히 포도피해가 심해 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군내 포도재배면적인 48㏊의 캠벨 품종이 열과 현상 및 일조량 부족으로 당도가 떨어지는 등 상품성이 크게 떨어져 과일로 판매할 수 있는 것은 전체 면적의 10%도 안된다.

더욱이 캠벨은 추석대목을 본다고 할 정도로 늦어도 추석 후 1주일 안에 출하가 끝났어야 하나 일조량 부족으로 포도가 익지않아 아직도 포도나무에 그대로 달려있는 형편이다. 가에서는 일부 익은 것을 골라 수확을 하고 있으나 많은 농가들이 수확을 포기하고 있다. 명이 하루 10박스 작업도 어려운데 청주 물류센터에서 박스당 평균 8000원에 불과해 10상자를 판매해도 인건비에 차량 운임, 수수료 등을 제하면 오히려 손해라는 것.

내북면 성티리 윤성현(69)씨는 지난해 3000평에서 2000만원의 조수입을 올렸는데 올해는 200만원도 건지지 못할 것이라며 피해를 하소연하고 있다. 올해 윤씨는 자신 가족들의 인건비를 제하더라도 포도알 솎기와 봉지싸기에만 340만원이 소요됐고 봉지값만 120만원, 포장재 500만원, 농약대 200만원 등 총 1160만원이 소요됐다고 한다. 그러나 조수입이 200만원에 불과하니 피해가 보통이 아니다. 이뿐만 아니라 김용정씨는 팔게 있겠느냐며 차라리 버리는게 낫다고 말하고 자신은 수확을 포기하고 주위 아는 사람들에게 포도를 수확해 가라고 했다는 것.

내북면 창리 문희삼씨도 올해 전체 2000만원의 수익을 예상했는데 정작 300평에서 단 한 상자도 수확하지 못했을 정도로 피해가 커 지금 대부분 과즙을 만들어 친지들에게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 정도로 악화되자 농민들은 “하늘이 하신 일이기 때문에 어디다 대고 하소연 할 수도 없고 남부지방의 태풍 피해지역이나 옥천, 영동과 같이 대단위 포도재배 지역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겠지만 규모가 적어도 1년 농사인데 피해가 심해 어떡하느냐고 위로의 말 조차 없는 공무원들이 얼마나 야속한지 모르겠다”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농민들은 “올해 특히 어느 농작물 할 것 없이 농업 피해가 극심한데 상급 기관에서 시키지 않으면 군 공무원이나 면 공무원이나 현장에 나와 농민들을 위로하는 공무원 하나 없다”며 “격려하면 마음이라도 풀릴 것 같은데 그것도 없으니 가슴에 응어리가 앉았다”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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