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기국교 소여분교 구본명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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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기국교 소여분교 구본명씨
  • 보은신문
  • 승인 1993.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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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은 고향의 삶, 험한 객지생활 청산하고 어린이와 함께
새싹이 돋는 산과 들에서 초롱한 눈망울의 아이들과 어울려 활짝 웃는 아저씨 자연속에 묻혀 세상의 시름을 잊고자 객지행활을 청산하고 고향땅으로 돌아온 구본명씨(39. 관기국교 소여분교 기능직공무원) 탄부면 고승리가 고향인 구본명씨는 일찍이 고향을 떠나 서울·대전 등지를 떠돌며 갖가지 막일과 보일러실 관리원, 은행관리원으로서 어렵고 험한 세상을 경험했다. 그나마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노래를 만들거나 시상을 떠올리며 즐거움과 희망을 찾았었다. 그러던 그가 아이들의 다정한 친구로 학교와 인연을 맺은 것은 우연한 기회에 교육계에서 근무하는 친지의 소개에 의해서였다.

객지생활을 청산키로 하고 고향으로 향한 구본명씨의 마음속에서는 부푼희망과 함께 객지생활에 대한 회의가 교차하였다. 객지생활에서의 애잔한 마음으로 지은 한편의 시 "∼밤이면 별헤며 이슬맞은 방랑자… 갈곳없고 쉴곳없는 나는 방랑자" 고향에 돌아온 구본명씨는 이 시에 '갈 곳 없는 나그네'란 제목을 달고 곡을 붙여 항상 애창하고 있는데, 이렇게 인생과 자연을 노래한 것만도 현재 22곡이나 된다고. '87년 관기국교로 첫발령을 받으면서 그동안 잊고 살았던 고향 내음과 이웃의 정을 느끼게 되었다는 구본명씨는 다시 찾은 고향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90년 5월에 소여분교로 자리를 옮긴 후 사택에 보금자리를 마련, 아담하고 소박한 시골학교 생활을 만끽하고 있는 그는, 학교건물과 물품 등 모든 것을 관리 보관하고 책걸상이 고장나면 일일이 못과 망치로 수리한다. 그가 공들여 가꾼 정원수와 꽃들이 깔끔하게 다듬어져 예쁜 자태를 자랑하는 가운데 22명의 어린 학생과 2명의 교사와 함께 가족같은 분위기를 엮으며 구본명씨는 더욱 즐겁고 힘찬 하루를 맞는다. 운동에도 만능인 구본명씨는 군 탁구협회 회원으로 요즘은 학교어린이들에게 탁구를 지도하고 있으며 태권도, 합기도 실력도 뛰어나 어린이들 건강증진에 노력하고 있다. 사물놀이에도 일가견이 있어 운동회때는 어린이들과 흥겨운 농악으로 주민들을 즐겁게 해주는 등 교사들의 일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사택의 뜰에는 호박, 오이, 파 등을 심고 닭, 꿩, 개도 키우며 나름대로의 취미생활을 즐기는 구본명씨 6남매의 맏이라 결혼을 서둘러야 하고 홀로계신 어머니도 모셔야 하는 그는 결혼해도 지장없을 정도로 살림을 갖추어 놓았다면서 이제 배필 구하는 일만 남았다며 웃음을 짓는다. 사직국교를 졸업하고 재건중학교를 다니다 학교폐교로 학업을 중단한 구본명씨는 지난날의 고통보다 오늘의 행복에 감사하고 욕심없는 마음으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며 자연을 노래하고 만끽하며 살겠다는 소박한 꿈을 꾸면서 오늘도 봄빛이 완연한 교정을 둘러보며 한 줄의 시구를 떠올려본다.


<금주에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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