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년 역사와 영농일지 자랑 92 쌀 증산왕 전국 우수상 수상의 밑거름
아담한 키에 인자한 미소로 고향의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고, 고향의 인정 넘치는 이웃을 연상케 하는 권현찬씨(57). 농촌에서 태어나 농촌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한평생. 그동안 부농의 꿈을 안고 꾸준히 일구어 온 논밭에서 보람의 곡식을 거두며 오늘도 꿋꿋한 자세로 검게 그을린 근육을 내보이며 함박 웃는다. `92년 전국 쌀 증산왕 우수상 선정. 5천여평의 논밭을 일구며 벼와 채소를 가꾸고 꿈을 키워온 권씨는 올해 마을앞 9백여평의 논에 심은 일품벼로 전국에서도 으뜸가는 다수확(10a당 8백23kg 생산)을 기록한 것이다. 탄부국교 8회, 보은농업고등학교 5회 졸업생인 권현찬씨는 부산에 있는 조폐공사에 취직해 근무하다 연로하신 조부모와 어려운 가정형편에 집안일을 도와야 겠다고 마음먹고 `58년 군에서 제대한 후 고향으로 돌아왔다. 이후 농사에 전념하겠다는 생각을 굳히고 당시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영농일지를 쓰기 시작해 매년 겪게되는 병충해와 각종 약품, 비료의 적당한 시비, 방제로 다수확을 올려왔다.
이렇게 노력한 결과 그는 `70년대 통일벼의 도입으로 2년 연속 다수확 농가로 선정돼 10만원씩 두 번이나 상금을 받기도 하였다. "항상 영농일지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고 같은 논에서 이같은 영광을 되풀이 받게 되어 더욱 기쁘다"고 소감을 전한다. 볍씨파종에서 시비-병충해 방제-수확에 이르기까지 세세히 기록된 그의 영농일지는 밭작목 재배에도 도움을 주어 채소를 주작목으로 가꾸며 연 3∼4기작을 통해 1천여만원의 소득을 거뜬히 올리고 있다.
"농사자금, 비료값 등이 차지하는 비용이 너무 많고 영농자금, 융자에 있어서 작은 땅을 가진 농민들도 고루 지원받도록 대출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권현찬씨는 "일손부족이 심각한 지금 직파가 가능토록 지원해주고 1년에 한번의 시비로 일손을 덜도록 연구하고 실용화 시켜야 한다"고 말하기도.
매년 마을 청년들과 수원등지로 선진지견학도 다녀오는 권씨는 앞으로 시설하우스 재배에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으며 지도소와 협조해 볍씨 직파를 제일 먼저 시행할 계획도 갖고 있다. "현재 탄부면을 시설하우스 단지로 지정, 육성되도록 하기위해 모두 합심해 뛰고 있는데 반드시 우리지역이 지정되어 군발전과 주민 소득증대에 기여토록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17세에 결혼한 권현찬씨는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5형제 부양과 조부모 공양에 힘써 조모는 90이 넘도록 장수하기도 하였고, 지역의 각종 활동에 남달리 열성을 보여 농촌에 자리잡은 다음해부터 탄부면 소방대에 들어가 지금까지 활동하여 오고있으며 지난 `82년부터는 소방대장을 맡고 있고 새마을지도자로도 활약했다.
현재도 소방대장은 물론 농협 감사, 군 농지개량조합 대의원 등 모범농민 뿐 아니라 모범활동인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이번에 받게되는 시상금 3백만원으로 면내 공공기금 조성의 기틀마련과 마을 노인회관 연료비 지원, 영농 투자 등 갖가지 구상을 하고 있다는 권현찬씨는 현재 탄부면 하장리 284번지에서 부인 김점용 여사와의 사이에 3남2녀를 두고 우리농촌의 파수꾼으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금주에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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