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중심적인 고정관념 탈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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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중심적인 고정관념 탈피해야
  • 보은신문
  • 승인 1992.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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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철(보은 수정, 부산지방 보훈청)
나는 유명하거나 공적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너무나도 평범하게 오직 직장과 가정만을 안고 살아왔다. 그저 백발이 성성한 노년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가고 있을 뿐이다. 채근담에 나오는 말이 아니더라도 내가 지나온 과거는 참으로 고생을 많이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역경속에 있으면 주위가 모두 침이 약이었음을 새삼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세월은 어떤 고난과 역경이 닥치더라도 헤쳐나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냉엄한 교훈을 가르쳐 주었으며, 알아주지 않은 세태를 나무라고 가만히 앉아 있기 보다는 사실로서 받아들이고 이에 순응해야 겠다는 책임감을 통감하게 된다. 우리가 사물을 보는 눈이란 자칫하면 고정관념에 빠져 신선함이 없어진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나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도 눈으로만 보았다면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상식의 틀이란 어디까지나 보편성을 바탕으로 하기에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시간이라는 개념만 하더라도 우리에겐 나름대로 고정과념이 형성되어 있다. 즉, 그것은 서구식 개념으로 한번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뉴턴의 만유인력의 이론이 시작된 이래 보편적인 개념으로 시간을 직선적으로 파악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가, 어떻게 하면 인생을 이 순간에 즐길 수 있는가, 만나는 사람이나 닥치는 일에 대해 나의 이익은 무엇인가를 더 중요시 하다. 시간에 대한 개념 또한 서국적으로 변질이 되어 현재를 삶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문제는 인간관계에 있어 서로 믿지 못하고 의심하면서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한 문화가 다른 문화에 이식될 때 그 밑바탕에 깔린 정신부터 갖추기 보다는 형식과 결과에 치우치는 것으로 변질된 까닭이다. 중국으로부터 유교가, 서구로부터 기독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왔으나 중국이나 서구보다 오히려 더 형식과 결과에 치우친 점은 많은 학자들이 지적하였다.

그와 마찬가지로 서구 사회는 나를 중심으로 한 개인주의이기 때문에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는 엄격한 존중과 상대의 가치관의 존중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바로 우리라는 집단의식이 밑바탕에 깔리 ㄴ가운데 서구식의 직선적인 시간 개념이 접목되었기 때문에 개인과 개인간의 존중가치는 받아들이지 못하고 개인주의가 아닌 이기주의로 변질되고 말았다.

그리하여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샴의 법칙과도 같이 우리 사회에 가장 적합한 가치 개념인 성실과 겸허는 실종이 되고 능률과 결과만 존중하며, 무슨일을 저지르더라도 상대에게 마음의 상처를 입히더라도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식의 논리가 형성되어 있다.

그러면 결과위주의 삶은 겉보기에는 커보이고 완성된 것으로 보이나 속빈 수박처럼 속으로 텅텅 빈 상실감만 남을 뿐이다. 남에게 과시하는 것도 좋고, 선진국이라는 것도 좋지만 돈만 있다고 삶의 질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다. 정신적인 바탕에서 부터 알찬 삶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끝도 없는 욕심과 자기 중심적인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각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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