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전(보은교육청 장학사)
올해의 여름방학은 매우 의미있다고 봅니다. 94년 대학학 능력평가와 우리 도에서 처음 실시하는 고입수학 능력평가를 위해서 방학생활의 의미를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년과 같이 교과서 암기방식의 보충학습과 자기학습의 방법이 퇴색될 시점에 와 있습니다. 그렇다고 지적학습을 소홀히 하라는 말은 아닙니다.고도의 정보화 사회에 대처하려면 고도의 분석력, 비판적 사고력, 수리·탐구력, 어휘력 등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현행 입시제도 아래에서의 단순 암기위주의 지식으로는 새로운 입시에 적응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올 여름방학에는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곰곰히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새 입시평가가 사고력 중심의 출제를 함으로써 과거의 학습방법을 전환시킬 필요가 요청되고 있다 하겠습니다. 즉 어떤 사실을 논리적으로 조직하고, 요지를 파악하고, 증거를 제사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신문사설이나 소설 등 폭넓은 독서가 필요하며, 과학적 사고 방식과 추리력을 통해서 답을 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주변 현상에 대한 노작·실험·체험학습이 필요한 것입니다.
따라서 올 여름방학에는 자녀들로 하여금 다양한 독서와 조직적 논리제시, 판단능력 터득에 관심을 갖도록 학부모께서 여건 조성에 힘써 주시길 바랍니다. 이제껏 방학하면, 방학게획서를 작성하여 실천하라, 규칙적인 생활을 하라, 공부를 해라, 일기를 써라, 숙제를 해라, 오락실에 가지마라는 등 늘상 말하고 듣던 이야기인데, 올해의 여름방학엔 학부모님께 안목의 변화가 있어야 되겠다고 말씀드립니다.
입시 평가방법이 바귀게 되니까 그렇지 않아도 세게 어느 나라보다 교육열이 강한 학부모님께서는 집에 있는 자녀들이 더욱 불안스러워 독서실로, 입시학원으로, 학교로 몰아친다면 지난 학기 동안 학교공부와 시험 때문에 힘들어 했던 자녀들의 몸과 마음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어른들은 바캉스다 휴일이다 하며 휴식의 의미를 찾으시면서 왜 자녀들의 여름방학 의미를 퇴색시키려 하십니까?
더위 때문에 학습능률도 오르지 않는 시기에는 휴식과 준비의 시간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여름방학마저 시간에 쫓긴다면 원만한 인격과 정서는 언제 키워야 합니까? 작년 여름 잼버리에 왔던 독일, 덴마크 청소년과 함께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 청소년들이 야영을 오면 성인들과 같이 괴성을 지르고 광란의 춤을 추어야 직성이 풀리는데, 그들은 외국은 환경을 관찰하고, 불나비가 신기해 사진을 찍고, 조용히 노래 부르며, 메모를 하고, 일기를 쓰며, 소집단 토의를 하는 등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학부모님!
올 여름방학에는 진정한 의미의 방학이 되도록 자녀들을 도와 주시고 칭창해주시고 키워주십시오. 새 입시제도가 사고력 중심의 출제라고 불안해 하시기 보다는 국민학교때부터 자녀들의 수준에 맞는 책을 폭넓게 읽을 수 있도록 기회를 많이 준다면 그것이 쌓여서 논리적 사고와 판단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한 여건 조성을 위해, 책을 읽으라 강요하지 마시고 부모님부터 물리적 오락물-TV, 비디오, 화투 등-을 멀리하여, 한 여름밤의 독서모습을 보여주십시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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