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승사과 우수성 높인 선구자
여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는 오후 - 삼승면 송죽리 이영기씨(41)의 농원은 고요한 숲을 연상케 한다. 5월26일 권농의 날을 맞아 만나본 이영기씨는 벌써부터 검게 그을린 모습으로 올해도 풍년농사를 위해 일손을 멈추지 않는다."객지생활도 해보았지만 정직한 땅이 좋아 농촌에 남게 되었지요. 힘껏 노력하면 땅만큼 확실한 결과를 주는 것이 없어 상당한 미력을 느낍니다"라는 이영기씨는 18년전 사과나무를 재배하기 시작하여 몇번의 고난도 겪었지만 이제는 5천여평의 땅에 약 천여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고 알찬 결실을 맺으며 부농의 꿈을 키워가고 있고 우량품종으로의 전환에도 노력, 몇년후면 농원 전체의 사과나무가 신품종으로 바뀌게 된다고.
"10여년씩 된 나무를 잘라내기란 농민으로선 큰 부담이 됩니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아 걱정과 어려움도 많았지만, 이제는 이웃 농가들이 찾아와서 상의도 하고 지도도 해주게 되었지요. 곧 수확하게 되어 한발 앞서게 되었습니다"
나무 하나하나의 특성을 파악, 나무마다에 다르게 시비하는 등 온갖 정성을 기울여, 농협을 통해 대전지역으로 판매되는 그의 사과는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는데도 물건이 모자랄 정도이고, 한 자리에 놓고 보면 타지역 사과보다 우수성이 돋보인다. 앞으로 이영기씨는 뜻을 같이 하는 주민과 함게 서울지역 판매망을 개척하려 한다고.
농산물 수입개방이 닥쳐오면서 농촌주민들이 시름에 빠지고 어려움이 점차 더해가는 상황에서 사과는 미국이나 일본 것보다 품질과 맛에서 우수하다는 사실이 입증되면서 농민들이 사과재배에 역점을 두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하는 이영기씨는 "3~4년간 투자만 해야 하는 일인만큼 확실한 준비도 없이 논밭에 사과나무를 심어 중도에 지치는 사람들이 많은데, 재정적 어려움은 모두 같은 상황이므로 끈기를 가지고 정성을 들여 주었으면 한다"며 사과재배 농가들의 유기적인 협조와 공존을 강조한다.
이영기씨는 또한 "저도 벼농사를 일천여평하고 있는데 수입개방에 따른 피해가 제일 큰 작목이 벼농사인 만큼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사과를 재배하면서 품질에 승부를 걸고 있고 또 계획대로 되어가고 있지만 일반 작물 농가에 대한 조치는 꼭 있어야 하겠습니다"라고 한마디 -
원예협동조합의 자문과 교육에도 충실하여 앞서가는 과수농가로서 연간 2천여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이영기씨는 과수원 한가운데 자리한 아담한 집에서 부인 박필수 여사(37)와 자녀 화정군(14), 선미양(11)과 함께, 봄이면 꽃밭이 되고 가을이면 빨갛게 물든 사과를 보면서 꿈을 키운다. 오늘도 이영기씨는 구슬땀 속에 영그는 내일을 바라보며 우리농촌의 역군으로서 힘찬 삶의 행보를 내딛고 있다.
(금주에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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