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근로자의 서비스잔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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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근로자의 서비스잔업
  • 보은신문
  • 승인 1992.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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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태(군청 문화공보실장)
사람이란 나이가 60이 되어도 어린아이에게 배워야 할 점이 있고 내가 가르친 제자에게서도 가르침을 받을 수 있다고들 한다. 이것은 무엇에도 구애됨이 없어 기회가 된다면 그것을 바라보며 좋은 점을 본받아 깨닫고 그것을 자기 적으로 만들어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로 풀이된다.

지난번 충청북도의 주관으로 일본에 심어진 백제문화 탐방을 위해 일본을 다녀오면서 일본인의 생활습관 및 의식 중에 우리와 다른 점 몇가지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 중 하나가 일본의 근로자들에게 보편화된 '서비스 잔업'이다.

일상 업무가 끝난 후 작업(시간외 근무)을 할 때 2시간은 잔업수당을 지급하지만 그 이상 잔업에 대하여는 수당을 지급치 않는데도 한두시간 더 직장을 위하여 무료로 봉사하는 것을 '서비스 잔업'이라고 하며 이 서비스 잔업이 일본인 근로자에게는 당연히 하여야 할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를 듣고 문득 생각나는 것이 우리가 범국민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새 질서 새 생활 운동의 하나인 '30분 일 더하기 운동'이었다. 우리 국민 대다수가 국가 경제의 어려움을 인식하여 이 운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되지만 개중에는 퇴근시간만을 늦춘 타율적인 운동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없지 않아 있는 것이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회사의 방침이다' '위에서 시키는 일이니 30분 더 일하여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진정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단 10분의 일이 훨씬 더 능률적이고 효과가 있으리라고 본다. 퇴근 기간만 연장하는 30분 더 일하기 운동보다는 내게 주어진 근무시간만이라도 내 직장 내 나라를 위하는 진정한 마음에서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가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로부터 문화를 전수받아 그들 나름대로 생활에 접목시켜 선진국의 선두주자로 나선 일본을 바라보며 바람직하지 못한 왜래 문화에만 물들어가는 우리의 모습에서 탈피해 그들의 '서비스 잔업'만큼은 다시 한번 생각해 봄직한 일본인의 의식이라 생각된다.


(생각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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