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외면 이식리 노삼순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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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외면 이식리 노삼순 할머니
  • 보은신문
  • 승인 1992.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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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갈한 여인의 삶 일백년 - 굳은 지조와 신앙으로 가정을 이끌어…
"밥이 깊을수록 그리움도 애절할 터이니, 새벽녘엔 예배당 종소리 따라 이내 사랑도 님에게로 울려퍼지게 하소서" 33세때 남편을 여의고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서 지금의 만 100세가 되기까지 여자의 일생을 정갈하게 지키며 평생의 그 어떤 설움도 숨겨진 옛이야기로 접어둔 채 지순한 기도를 드리는 노삼순(산외 이식) 할머니 고령의 나이에도 비교적 건강한 삶을 살고 있는 노삼순 할머니의 무언의 온유하고 넉넉한 미소속에는 생을 초월한 듯한 여유와 함께 혼자만의 삶의 고뇌가 느껴진다.

100개의 성상을 구비구비 험한 산길을 가듯 겪어온 여인의 건강한 삶이 행복한 가정의 근간을 이뤄, 지금은 4대가 함께 어우러져 11명의 가족이 오순도손 이야기꽃을 피우는 정겨운 모습을 선보인다.

지금까지도 삶의 터전이 되고 있는 산외 이식리에서 채기철씨와 신혼의 보금자리를 꾸며 1남2녀를 두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다, 33세때 남편을 병으로 여읜 뒤 첫돌도 안된 아들을 등에 없고 두 딸의 손을 지고 달래며 키워 장성시키기까지 남다른 애환과 눈물이 있었다고 한다.

남편과 사별후 외로움과 적막함을 달래기 위해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것이 벌써 70여년. 이제는 기력이 쇠하여 남은 여생을 며느리와 손자 며느리의 수발을 받으며 방에 누워서만 생활하지만 3∼4년전만 해도 건강한 모습으로 성경도 술술 읽어 내려가고 셈도 곧잘 하는 할머니 였다고 한다.

평소 남성적이고 활달한 성격으로 신앙생활에 몰두한 것이 지금의 건강을 지키며 살아온 밑거름이 되었고, 충분한 수면과 거르지 않고 소식(小食)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강의 비결이라고.

비대떡을 가장 좋아하는 노할머니는 평소 자손들에게 형제간의 우애와 함께 하나님의 가르침을 성실히 믿고 따르는 신앙 생활의 중요성에 대해 항상 강조한다고 한다. 노삼순 할머니와, 아들, 손자, 증손자의 4대가 편안하고 소박하게 엮어가는 생활모습에서 이 시대에 찾아볼 수 없는 끈끈한 가족애와 보이지 않는 짙은 사랑 내음이 느껴진다.

또한 100세의 나이에 무색할 정도로 하얗고 고운 피부는 세속의 모진 한파와 고통도 종교적 신앙과 굳은 지조에 승화되어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 있는 듯 하다. 노삼순 할머니의 자손들은 "사람이 죽음을 앞두고 고통스럽게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많은데, 할머니가 남은 여생을 건강하고 편안히 영위하다 예수님 앞으로 안주하시길 바란다" 며 할머니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한다.


(금주에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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