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 높은 유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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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 높은 유권자  
  • 김종례(문학인) 
  • 승인 2025.05.2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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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천으로 피어난 봄꽃들의 합창이 우주만물에 화답하던 봄날이 물러가고, 삭정이에도 일어나는 잎바람이 신록의 5월도 쏜살같이 데리고 간다. 오래도록 침체되었던 앙금과 갈증을 해갈해 주려는지, 마음 샘까지 초록초록 물들이는 요즘이다. 싱그럽고도 푸른 녹빛은 고통, 슬픔, 실패의 가슴을 달래주는 희망, 건강, 축복의 빛깔임이 분명하다. 우리는 오래도록 흔들리며 많이 지쳐있는 가운데서, 대통령을 다시 세워야 할 중대한 시점에 서 있다. 나는 정치학을 공부한 적도 없고 대의를 품은 자들을 꿰뚫어 볼 혜한도 없는 자이기에, 문외한의 분별력의 돋보기라도 다시 꺼내어 따져볼 셈이다. 막중한 과제를 받은 학생처럼 고민을 하면서, 가장 개론적이고 보편화된 지도자 자격론을 면밀히 숙고(熟考)해 보고자 한다. 
  첫째로, 우두머리는 무엇보다도 도덕성과 품격을 겸비해야 함은 나라나 가정이나 마찬가지라 하겠다. 아무리 가치관이 변하였다 해도 윤리적 도덕성의 결핍은 인간을 타락의 길로 빠지게 하며, 도둑에게 도덕교사를 임명해 주는 어리석은 꼴이 되기 때문이다. 한 나라 수장의 자리는 사익과 권력에 대한 욕망의 둥지가 아니므로, 자기만의 야망의 텃밭으로 음모하는 자는 국민을 통째로 무시하는 짓이다. 즉 극단적인 사심(私心)과 자신의 입신영달만을 꾀하는 기회주의적 인물은 위험천만이다. 두 번이나 탄핵을 시도하면서 대한민국의 존업성이 바닥까지 떨어진 기로에서, 리더의 당위적인 견해만 따지기에는 나라가 풍전등화처럼 위태롭다. 모든 걸 내던져서 국가 융성의 단초를 만들 인물을 선택해야 할 시점이리라. 
  둘째로 무엇보다도‘수신유품’과‘화인유체’라는 덕목의 중시성이다. 즉 인생의 풍부한 경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품격과 인격은 물론, 국민들을 대응하는 언행에 진실과 예의가 배제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청마처럼 역동적 기상과 겸손함으로 무장되어야만, 군림이 아닌 섬기는 지도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은 그동안 살아온 후보자의 삶의 역경을 간과해 보면 알 수가 있다. 표준화된 평가점수를 얻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후보자의 인생관이라는 사실을 명심할 것이며, 그 삶의 과정이 정상이 될 만큼의 역경이 있었는지를 살펴야 할 것이다. 즉 국가의 암담한 현실을 통찰하고 공통가치를 실현할 정책남발도 중요하나, 지금은 그렇게 한유할 때가 아니다. 우선 나라를 구해야 할 다급한 시점에 서 있기 때문이다.    
  셋째로,‘큰 뜻(大意)을 품은 대의의 목표점이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를 주시해야 할 때이다. 합목적인 안목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원대한 혜안과 비전은 필수이지만, 훼손된 국가상을 재정립하기 위하여 큰 뜻의 방향성이 어디를 향해 가는지를 주시할 일이다. 이제는 사탕발림의 거짓정책과 홍두깨식의 퍼주기식 수혜에 속지 말 것이며, 유권자를 속이고 기만하는 수준낮은 거래에 귀 기울일 때가 아니다. 후보자의 생각과 마음의 그림자를 주목하면서, 표리부동, 과대포장의 가면을 팩트 체크할 돋보기를 꺼내야 할 때이다. 신성한 권리를 함부로 남용하여 반만년의 역사에 먹칠하는 어리석음은 없어야 하기에, 유권자의 예민한 분별력을 동원해야 할 중대한 시점이라 하겠다. 
  난세의 묘약처럼 많은 현수막들을 흔들어대는 5월의 바람 앞에서, 옛 성현들이 미래의 리더들에게 권하는 대목을 떠올려 본다.‘벙어리처럼 침묵하되 불처럼 뜨거워라! 오직 진리를 등불삼고 의지하여 공익을 위해서 한 생명 던져야 하나니 ~ ~’국민을 섬기며 십자가를 질 희생정신이 확고한 자를 선택하라는 경고문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나라의 대통령은 국민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는 말에 공감하면서, 정치 문외한 내지 조예가 부족한 나는‘겉 볼 안’이라는 평범한 말에 의지하고자 한다. 사람의 얼굴이나 언행에서 풍기는 느낌이야말로 그 사람의 마음심지요. 생각의 진면목이 아닌가 싶어서다. 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잣대는 오로지 유권자의 분별력에 달려있기에, 미래적 지도자의 조건들이 결집된 서번트 리더십을 발휘할 자를 눈여겨 볼 지금이다. 과연‘지혜와 포용력의 강줄기를 밀물처럼 몰고 와서는, 반목과 분열의 강줄기를 썰물처럼 떠나보낼 자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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