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날이 캄캄한 교육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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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날이 캄캄한 교육의 현실
  • 나기홍 기자
  • 승인 2025.05.15 0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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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개면 1개교’라는 교육부의 초등학교 유지 정책이 우리 보은군에서는 완전 물 건너가고 있다.
산외초가 불과 7개월 후인 2026년 3월 1일 폐교되기 때문이다.
 1926년 3월 개교한 산외초는 그동안 3천858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역사를 가지고 있으나 현재는 전교생이 5명에 불과하다.
 이 같은 상황이 알려지면서 일부 주민들은 ‘폐교반대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주민들의 의견이 무시된 잘못된 절차라며 충북교육청에 유예를 요구했으나 이는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계획대로 폐교가 확정되면 산외면은 충북 최초로 초등학교 없는 유일한 면(面)으로 기록된다. 
보은교육청이 산외초와 보은읍 동광초와의 통·폐합에 따른 행정예고를 한 결과 10건의 폐교 반대 서명과 의견이 접수됐으나 보은교육청은 행정예고 절차대로 산외초 폐교를 추진 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폐교를 반대하는 이들은 6억여원을 투입해 학교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한지 불과 1년만에 이런 결정을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 이라는 주장이다.
 또, 통·폐합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한다고 해 놓고 그 자리에서 일방적으로 찬반 결정을 하는 것은 다 결정해 놓고 통보하는 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현상은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고 경제와 문화, 예술, 스포츠 등 우리나라를 세계 경제 13위의 경제 강국에 우뚝 서게 한 박정희 대통령의 유일한 실패 정책 ‘가족계획’ 때문이다.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둘도 많다”던 가족계획은 그 효과를 거두었으나 아기 울음소리 들리지 않는 인구감소라는 크나큰 부작용을 낳았다. 
 실제로 1970년대를 지나면서 우리나라 인구는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전국 곳곳의 농촌지역 학교는 학생수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정부나 지자체가 이 같은 심각성을 깨닫고 인구 증가 정책을 제시하고 실천해 온 지가 벌써 사반세기나 흘렀으나 시골 지역은 문 닫는 학교가 줄을 이었고 그 추세는 현재 진행형이다.
 1980년대 만해도 보은지역 11개 읍·면에 2~5개의 초등학교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보은읍(삼산, 동광, 종곡)과 마로면(보덕, 세중)을 제외한 9개 면에 1개교가 전부다. 그것도 기업유치로 학생수가 증가한 속리초(51명)를 제외한 면 지역 학교는 한 학교의 학생수가 20~30명대에 불과하다. 한 학년의 학생수가 2~3명에 불과한 현실이다. 
 그나마 현재까지 1개면 1개교가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그 자녀들도 이제는 다 자라서 초등학교에 입학할 아이들이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우리 보은군의 참담한 현실이다.
 학생수가 없는 교실에서 아이들이 성장하면 나밖에 모르는 주관적 사고로 배려와 협동을 외면하는 부정적 사회인으로 성장한다.
 아이들을 밝고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서로 어울리며 경쟁하는 협동심을 키울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1개면 1개교 정책에서 과감히 탈피하고 면지역 학교를 통·폐합해 한 학년의 교실에 적어도 15명에서 20명은 되는 학생들이 학업에 정진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정책의 획기적 전환이 필요하다. 
개교 100년을 불과 1년 남겨두고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산외초, 아이 울음소리 들리지 않는, 미래가 없는 작금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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