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이 지나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듯이 서민들에게 늘 함께하는 술의 이름도 시대에 따라 변하고 변한다.
이러한 시류에 맞춰 전국막걸리품평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보은막걸리의 맛에 대한 품평이 좋아지면서 일부러 보은막걸리를 사기 위해 보은양조장을 찾는 외지인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 반갑기만 하다.
지나간 일을 잠시 돌이켜보면 88서울올림픽 때가 생각난다.
그때도 시국이 지금 만큼이나 엄청이 시끄러웠다. 올림픽이 열리기 전날까지 서울 시가지는 온통 시위로 얼룩졌지만 우리는 88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역사의 금자탑을 쌓았다.
88올림픽 당시, 가장 가슴 아픈 이야기는 “경기는 한국에서 쇼핑은 일본에서”였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존심이 무너져 내리는 말이었다.
가슴이 아픈 것은 우리의 식탁에 없어서는 안 될 전통음식 김치, 된장까지 일본이 국제 특허를 내서 세계 무대를 주름잡고 김치, 된장이 자기네 음식이라는 주장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 술 막걸리도 어영부영하다 뺏길까 걱정이던 차에 맛있는 보은막걸리이야기를 듣게 된 것이다.
술의 역사를 더듬어 보면 해방 이전에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막걸리를 먹었다.
1945년 해방 이후 1950년 6·25전쟁 이전, 국민에 알려진 술 이름은 주류회사에서 상표 출원한 송죽, 신선, 조화, 백합, 신세계 등 소주를 먹기 시작했고, 6·25전쟁 이후 국가 재건을 위한 1960년대까지는 하이트 진로 등의 회사에서 상표 출원한 ‘백화, 영화, 삼선소주’ 등 소주와 맥주가 국민과 함께했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해외에서는 대한민국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지금은 대한민국을 모른다 하면 이상한 취급을 받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져 있는 것을 볼 때 뿌듯하지 않을 수 없다.
대장금, K-POP 등 세계인들에게 문화가 널리 알려진 2010년대에는 ‘우리쌀 매실막걸리, 복분자’ 등 막걸리, 복분자주 등과 같이 다수의 전통주가 상표 출원되며, 다양한 제품들이 경쟁적으로 출현한 시기였다.
해방 이후 출연된 술 이름 중 세월에 관계없이 지금도 우리에게 기억되는 이름이 있지만, 전혀 기억되지 않은 이름들도 있다.
특히, 소주에서 ‘진로 소주’가 ‘참이슬’의 이름으로 맥주에서는 ‘크라운맥주’가 ‘하이트’맥주, ‘오비맥주’가 ‘카스맥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지금까지도 국민들로부터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국민이 술이라는 기호식품에 대한 입맛의 영향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기업들의 상표 출원 및 등록을 통한 효율적인 홍보 관리가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보은 막걸리가 맛있고 새롭게 출발해 인기가 좋다는 소식은 반가운 일이지만, 철저한 사후관리로 국민에게 영원히 기억될 수 있는 우리의 술 막걸리 ‘보은막걸리’로 사랑 받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