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학교 방치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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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학교 방치하지 말아야
  • 김인호 기자
  • 승인 2025.03.1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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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보은정보고가 전 보은농고인 충북생명산업고에 통합됐다. 이 학교는 지난 1월 2025년 졸업생 7명 배출을 끝으로 48년 역사를 마감했다. 충북에서 첫 고교 통합으로도 기록을 남겼다.
1979년 10월 보은여상으로 개교한 보은정보고. 43회 졸업을 이어오는 동안 6432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청주시의원을 지낸 1회 한동순, 4회 김도화 보은군의원을 비롯해 농협중앙회 김선자, 보은농협 2회 김응숙 지점장 등 동문들이 지역 안팎에서 많은 활약을 하고 있다. 사격으로 널리 알려진 권은지 선수와 최재형 군수의 부인 송유헌 여사도 정보고 출신이다.
모교가 문을 닫게 된 졸업생들의 그 씁쓸하고 애틋한 마음은 어떻게 표현할 길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산외초 또한 내년 3월 동광초와 통합을 앞두고 있다. 산외초가 문을 닫으면 산외면은 충북 도내 읍면 지역 102곳 중 유일하게 초등학교가 없는 지역이 된다. 산외초는 지난 1월 25일 학부모 설문조사를 통해 보은에서 가장 규모가 큰 동광초와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산외초 학부모 4가구 중 3가구가 통폐합 추진에 찬성했다.
충북도교육청은 소규모학교 통합기준 원칙을 1면 1교로 하고 있다. 다만, 2021년 4월부터 학교의 자발적 요구가 있으면 적정규모 학교 육성이 가능하도록 지침을 마련했다 산외초는 이 지침을 토대로 적정규모 학교 통폐합 설명회 후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학부모 4가구 중 3가구가 통폐합 추진에 손을 들었다. 내년 통폐합을 앞둔 산외초와 동광초는 행정구역상 읍과 면지역으로 나뉘었지만 거리상 차량으로 불과 10분 이내 거리에 있다. 통학거리로 인한 큰 불편은 없어 보인다.
보은군의 학령인구가 가파르게 쪼그라들고 있다. 보은군 24개 초중고교 중 한 학년에 학생수가 0명이거나 1명에 불과한 학교가 절반을 훌쩍 넘는 15개교다. 이중 전교생이 10명 미만인 학교도 3개교에 이른다.
초등학교뿐 아니라 중학교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보은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신입생 수 10명을 넘지 못하는 학교가 3곳이다. 보덕중 6명, 속리산중 9명 회인중 10명만이 (보은중 66명, 보은여중 71명) 입학했다. 2011년 전국 최초 기숙형 중학교로 개교, 무려 140억여원을 들여 자타 공인 국내서 빠지지 않는 훌륭한 시설을 갖춘 속리산중학교의 9명 입학은 과히 충격이다. 
어쩌면 돈을 아무리 들여도 학령인구의 반전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요즘 농어촌뿐만 아니라 도시에서도 학생 수 감소로 인해 폐교가 늘고 있는 게 전반적인 흐름이다. 폐교는 지역 사회에 따라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모두 있는 문제다. 유지 비용이 많이 드는 학교를 운영하는 대신 통합을 통해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점 등은 통합의 긍정적인 측면일 테다. 반면 학교가 없으면 젊은 세대가 유입될 가능성이 낮아져 지역경제가 더 침체될 수도 있다.
폐교 여부는 학생 수 감소, 재정 문제, 지역 발전 계획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문제인 것이다. 개인적으로 산외초와 정보고 두 학교의 통폐합은 학부모가 원하고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잘 판단한 것으로 평가하고 싶다. 아울러 폐교 후 방치하지 말고 그 공간을 잘 활용하는 방안도 찾아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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