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인 지난 1월 27일부터 30일까지 4일간 폭설과 한파에도 결초보은 추모공원을 찾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 기간 900여 명의 추모객이 방문하고 300대 이상의 차량이 출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설 당일에는 600명이 넘는 인원이 방문했다. 이에 앞서 지난 추석 연휴에는 1550여명이 추모공원을 다녀갔다.
보은군이 2022년 개장한 결초보은 추모공원의 이용객도 증가하고 있다. 작년 8월 기준 549기였던 것이 올 1월 말 현재 603기가 안치돼 있다. 자연장이 437기로 가장 많고 봉안담이 166기다. 주목할 것은 현 보은지역 거주자 중 이곳을 선택하고 싶다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결초보은 추모공원 조성에는 국도군비 131억 원이 투입됐다. 보은읍 누청리 산58-1번지 일원에 5만3874㎡의 장사시설과 진입도로 242m가 들어섰다. 장사시설은 수목장과 잔디장, 공설봉안담으로 구성됐다. 수목장은 2년 전 심은 반송이 활착되는 대로 개장할 예정이라고 하니 1~2년 후엔 볼 수 있겠다. 수목장에는 가격이 나가더라도 보은이 자랑하는 속리산 정이품송의 자목들도 활용했으면 하는 바다.
장사시설은 잔디장(개인장.부부장.가족장)과 공설봉안담(개인장.부부장) 등 총 2만4447기를 안치할 수 있다. 향후 100년간 이용이 가능한 규모라고 한다. 이외 추모공원에는 관리사무실, 휴게실, 주차장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다. 직접 방문해 볼 기회가 없었다면 꼭 방문해 보길 추천하고 싶다. 3월 금계국을 시작으로 연산홍, 백철쭉, 꽃잔디 등 꽃들도 만나볼 수 있다.
보은군에서는 일찍이 공설장지에 대한 필요성이 민선 1기 때부터 제기돼왔다. 하지만 혐오시설이란 이유에서 번번이 발목이 잡혔다. 추모공원의 개장은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사업을 완성했다는데 의미가 크다. 보은군에 공설 추모공원은 필요했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다. 이 시설이 있어야 할 이유는 누구나 다 알고 있었지만 막상 ‘당신네 지역에 들어선다면’이란 말에 말문이 닫힌다.
공원묘지를 조성하는 일은 매우 험난하면서 고난한 일이었다. 약 25년 전 민선 1기 시절 군유지가 있었던 보은군 탄부면에 공원묘지를 조성해 보려는 시도가 있었다지만 몇 발 내딛지도 못하고 접었다. 혐오시설이란 장벽과 님비현상 그리고 연이은 해당 지역 주민을 의식한 군의원들의 예산 삭감에 쉽지 않은 사업이었다.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정상혁 전 군수의 6~7기 공약이기도 했던 추모공원 조성은 묘지로 인한 농지 감소는 물론 산소 쓸 땅이 없는 이들에게 자리를 제공하고 벌초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다. 부모와 자식의 걱정이 준다. 무엇보다 유골을 안치할 수 있는 장사시설이 없어 타지역에 안치하는 등 군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추모공원 조성으로 이 같은 걱정들이 많이 줄게 됐다.
추모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조상을 추모하는 것은 물론, 가족 나들이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결초보은 추모공원 조성 사업은 어쩌면 전임 군수 임기 12년 중 가장 잘한 일로 기억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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