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숙 충북도의원의 탈당과 입당이 보은지역 정가의 이목을 끌고 있다. 박 의원은 “저는 지난 8월 국민의힘에서 탈당해 무소속 신분으로 활동하다가 12월 13일 모든 적격심사를 통과하고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이는 국민의힘에서 무소속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으로 한 번 이동한 것이며, 명확한 이유와 소신에 따른 선택이었다”고 지난 12월 23일 자신의 입.탈당에 관해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한 배경으로는 두 가지 계기를 꼽았다. 하나는 “명태균 사건이 터지며 계엄에 이르는 중앙 정치 행태를 지켜보며 느낀 깊은 분노와 개혁의 필요성”이라고 했다. 둘은 “지역적 현실과 주민의 목소리를 반영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러고는 민주당 입당에 대해 “정치적 신념과 지역사회의 미래를 위한 결단”임을 강조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소속 보은군의원들이 “몰지각한 철새 정치인”이라며 박경숙 도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12월 26일 군청 기자실에서 “박경숙 도의원은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선출된 도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임기가 아직 남아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다음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며 직격했다. 이어 “당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이 시점에 있을 수 없는 무책임한 처사”라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보은지역 민주당 당원협의회 회원들도 박경숙 의원의 입당에 불만을 터트렸다. 지난 1월 22일 보은군청 기자실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탄생에 앞잡이 노릇을 했던 박경숙 전 국민의힘 도의원의 민주당 입당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언급하며 맹폭을 가했다. 그러면서 “박경숙 충북도의원이 차기 보은군수를 전제로 입당한 것이 아니냐”며 이재한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재한 위원장은 이에 관해 “누가 들어오고 나가는 것에 대해 이렇다저렇다 말할 그런 입장이 아니다. 내가 무슨 힘이 있어서 군수후보를 전제로 입당을 시키겠는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박 의원의 차기 보은군수 공천설에 선을 긋고 있다.
박 의원이 당을 바꾸면서 2026년 6월 3일 실시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양당으로부터 협공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해당 행위, 배신자, 철새 정치인’이라며 박 의원 심판론을 제기하고, 민주당 당원협의회원들은 2018년 지방선거 데자뷔를 우려하고 있다.
박 의원은 2014년 새누리당 비례대표 보은군의원을 거쳐 충북도의원 선거에서만 3전 4기 기록으로 도의회에 입성했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본선보다 더 힘들었을 국민의힘 공천을 따내며 본선서 민주당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그토록 갈망하던 도의회 진출의 꿈을 이뤘다.
박 의원은 특히 충북도의원 재선거를 통해 겨우 임기 1년을 보낸 원갑희 당시 현역의원에게 공천이 돌아갈 것이란 다수의 예상을 뒤엎는 파란을 일으켰다. 여론조사와 여성 가산점을 합해 50%가 넘는 득표율로 공천을 거머쥐며 도의회에 안착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복당 2년 만에 재결별하고 민주당으로 기수를 돌렸다.
민주당 당원협의회원들의 경우는 박경숙 의원을 받아들이기 힘든 표면상의 이유로 정치 철학, 소신, 불신, 혐오감 등을 내세우지만 실상은 2026년 실시될 지방선거에서의 분열과 균열이다. 그 예로 2018년 지방선거를 소환한다. 당시 정상혁 보은군수 후보와 대결할 민주당 보은군수 후보로 김상문 인광그룹 회장과 김인수 전 충북도의회 부의장이 공천을 두고 다퉜는데 그 후유증으로 민주당 당원들의 표심이 쪼개져 두고두고 가슴을 치고 있다.
선거는 자유한국당 정상혁 40.05%, 무소속 김상문 31.85%, 민주당 김인수 후보 23.14% 순으로 성적표를 받아 들어 정상혁 군수의 3선 연임을 막지 못했다. 민주당 공천을 희망했던 두 후보의 득표수가 정 후보가 획득한 표를 훨씬 상회하는 55%가 나왔음에도 패했다. 민주당 보은지역 당원협회원들은 그때를 회한하며 오는 2026년 선거에서도 재연될까 속앓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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