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와 진정한 주민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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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와 진정한 주민의식
  • 보은신문
  • 승인 1991.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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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광연(전국 공인중개사협회 군지부)
30년만에 부활된 지방자치제의 실시는 온 주민 모두가 크게 환영하면서 주민자치에 다른 주민을 위한 적시행정으로 크게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던 만큼 과연 지방자치가 잘 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지방자치의 주역은 주민이 직접 뽑은 의원이며, 마땅히 의원들은 주민의 진정한 의사가 반영 되도록 최선을 다하여야 함을 물론이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게 한다. 그 예로 의회가 개원을 해서 민정을 논하고 있어도 주민 대다수는 무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의원들이 잘 해 나가겠지 하고 믿어서인지, 의정은 의원들이 알아서 할 일이지 주민이 뭐 어쩌겠느냐는 뜻인지, 선뜻 이해하기가 어렵다. 의회 의원은 주민의 대변인이지, 의원 개인이 의정 전문가는 아니라고 본다. 따라서 주민은 관심을 가지고 의정활동을 지켜보면서 격려와, 조언과, 질책으로 노력하는 의원, 배우는 의원, 연구하는 의원으로 이끌어 감으로써 주민은 진지하게 발전하는 행정을 느끼게 될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주민의 무관심이다. 왜 무관심할까? 돌이켜 보면 우리 민족은 이조 오백년과 일제 식민지하의 피압박된 의식과 관념들이 오늘날에도 잔존, 관존민비(官尊民卑)성향이나 사색당파(四色黨派)의 권력지향적 습관들이 지방의회에도 미치는 것이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지방의회 의원들이 주민다수에 의해 선출된 만큼 존경받는 것은 지극히 온당하다. 그러나 그 존경은 그 의원의 품성과 인격 뿐만 아니라 선출된 대표로서의 대표성을 존경하는 것이어야 한다.

의원이 선출된 직분이라 하여 그 위세에 다른 자기비하적 존경은 진정한 존경이 아닌 비굴한 존경이며, 이러한 존경이 계속된다면 의원으로 하여금 방임적 군림을 유도하고, 이는 의원 스스로의 퇴락을 유도하며, 주민을 더 큰 무관심으로 몰고가는 역할을 하게 된다. 우리 주민은 새로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의정활동은 의원 각자가 하지만, 의정은 의원을 앞세운 주민의 힘으로 라는 가치관을 우리는 정립하여야 한다.

비록 의회에서의 발언권과 결의권을 없다해도 주민들이 의원들을 믿고 받쳐주면서, 또 한편으로는 질책하고 감시하여 의원들이 성숙되게 하는 인식이 주민 사이에 확대되어 갈 때, 이해를 초월한 바른 의정의 구현을 우리 주민은 보게 될 것이며, 또 만족하게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생각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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