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처럼 소중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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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처럼 소중한 것은
  • 보은신문
  • 승인 1991.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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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보은 지산, 경기상고 교사)
교사가 수업시간에 어쩌다가 학생들의 식곤증을 잊게 하고, 따분한 시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우스개 소리를 한 마디 던지면, 침체됐던 교실은 금방 활기를 띠며 웃음의 도가니가 되고 만다. 그러면 싱거운 학생 한 명이 한마디 거든다. "선생님 얘기는 '뻥'입니다."라고 말이다. 그러면 학생들은 또 다시 폭소를 터뜨린다. 잠시후 교사도 조금전 그 학생의 말을 되받는다.

"미안하지만 자네의 '뻥'이란 말을 듣고 보니, 자네 아버지의 직업을 알만 하구먼." 그러면 학생들은 교사의 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다음 얘기를 기다릴 수 밖에… 잠시 침묵이 흐르고 난 뒤 교사는 말한다. "학생이 '뻥'이라고 했으니 아버지의 직업은 물어 보나마나 '뻥튀기 하는 분'일꺼야." 교사의 말이 끝나자마자 학생들은 또 다시 폭소를 터뜨리게 된다.

언중유공이라 했던가, 웃음 속에 가시가 있고 말 곳에 뼈가 있기에 말이다. 이상의 얘기는 단편적이기는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찾아 볼 수 있는 불신의 단면이기도 하다. 문제는 학생이 교사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고 무조건 의심부터 하면서 생기는 것이다.

가정에서 부모의 경우도 다를 바 없다고 본다. 예컨데 어린아이가 부모를 따라 나설 때 따돌리기 위하여 '무엇'을 사다 줄테니 집에 얌전히 있으라고 달래기 일쑤이다. 그러나 부모가 돌아올때는 '빈손'이 되고 만다. 그러니 어린아이의 눈에는 부모가 거짓말쟁이로 인식되고, 이것이 여러번 되풀이 되는 가운데 불신을 깊어만 간다. 부모가 거짓말을 하면, 그것은 부모가 자식에게 거짓말 하라고 가르치는 것이며, 끝내는 부모가 하는 말은 믿지 않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하찮은 약속이라도 했으면 약속대로 해주는 것이 부모의 도리라고 보는 것이다. 우리는 늘 '약속은 생며처럼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크거나 작거나 또는 중요하거나 중요하지 않거나 약속을 했으면 꼭 지키는 준법정신이 생활화되도록 해야만 한다.

왜 그런가 하면 약속을 안지키면 위약(違約)이 되고, 이것은 곧 거짓말이 되며 그 거짓말은 불신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불신이 깊어지면 질수록 질서를 파고하고, 질서의 파괴는 가정과 사회의 혼란을 부추기는 결과가 되어 국가의 발전을 가로막는 역작용이 생겨나기 때문에 실용을 생활화 하는 민주시민의 자세가 아쉬운 것이다.

(생각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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