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인(報恩人) 배은자(背恩者) 되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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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인(報恩人) 배은자(背恩者) 되지말자
  • 보은신문
  • 승인 1991.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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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대열(보은상고 교사)
국가와 성곽(城郭)은 절대 불가분의 관계이다. 우리 조상님네가 살았던 이곳에 삼년산성(三年山城)이 있기에 보은(報恩)으로 일컬음이 틀림없다. 이웃에 웅비하며 호국의 상징인 삼년산성을 누가 축성하고 누가 보은자(報恩者)가 되었다는 말인가. 그 옛날 성곽을 지키고 적을 막기위해 그리고 이 지역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견고히 쌓은 정신을 오늘에 사는 보은(報恩)사람 보은자(報恩者)가 되겠다는 자세로 이어받아야 하지 않을까.

국가와 성곽, 삼년성군(三年城郡)과 보은군, 그리고 보은 사람과 보은자간의 관계는 비교될 수 없고 상이한 것도 아니다. 이 관계는 상대성아닌 공통의 역사의 식과 인문적 향토애가 내포되어 있다. 따라서 의미상의 차이도 비교될 바 없이, 그리고 공간적 존위나 목적의식도 다를 바 없는 일치된 숨결과 역사의 맥락이 함께 하고 있다. 보은의 하늘, 보은의 토지, 그리고 임야, 하천까지라도 모든 곳 모든 것에 구애나 비굴함 없이 항상 은혜를 베풀고 감사함에 보답하는 정신문화가 면면히 이어져온 보은 사람 보은의 '삶'이 그저 밝기만 하다.

보은할 대상의 으뜸은 천(天)과 지(地)이다. 자연의 혜택에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이 어찌 보은(報恩)의 진리와 도(道)와 덕(德)을 발견하여 체성(體性)에 합할 수 있으리오. 나무 한포기, 한 줌의 흙, 공기의 한 숨량까지도 누가 더럽히고 누가 훼손할 것인가, 천지(天地)에 대하여 감사할 줄 모르고 등한시하는 무관심에서 가장 큰 벌책은 시작된다. 이 벌은 스스로 자초하고 스스로 짊어지는 것이며 그 지경에 도달할 경우 보은자는 곧 배은자로 둔갑되고 마는 것이다.

아직도 '하늘과 땅이 안다'또는 '하늘이 무섭지 않으냐'라는 말이 쓰이고 있는 것과 같이 자연의 뜻을 체성(體性)에 이르도록 몸에 받아서 살아야 하는 것이다. 우리 시야에 보이기도 하고, 보이지도 않는 자연의 진리와 아름다움을 지성으로 대하지 않는 자들은 곧 배은자가 될 수 밖에 없다. 개임에게 오는 생로병사(生老病死) 이외에 도한 향토가 병들고 죽어가는 것에 대하여 생각하고 해결해 나가는 것은 시대적 과제이다.

또한 배은(背恩)의 시작은 부모를 거역하는 데에서 비롯된다. 부모의 '은혜'를 알지 못하는자, 알고도 효행할 줄 모르는 자가 무수하다. 부모에 보은하고, 그럼으로써 나 자신(自身)의 품격을 높이는 것은 더욱 가치로운 것이다. 우리 모두가 뿌리내리고 몸담은 보은에 사는 사람으로서 부모의 은혜에 보은한 삶을 살자. 보은의 반대는 배은(背恩)이다. 천지를 배은하고 동포를 베은하고 부모를 배은하고 법률에 배은하며 어떻게 되느냐의 결과를 깨닫는 것도 보은에 사는 사람으로서의 큰 공부일 것이다.


(생각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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