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 교육 (나눔교육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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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머리 교육 (나눔교육 2)
  • 김종례(문학인)
  • 승인 2024.12.05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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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에 쏜 시간의 화살촉을 따라서 숨막히게 달리다보니 여기까지 왔나보다. 마지막 달력장 앞에서 일렁대는 아쉬움과 회한의 물결, 빛바랜 흔적들이 교훈이 되어 새해에 갈 길을 가르친다.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우리네 삶의 연가 ‘인생’을 흥얼거리게 된다  
그래서 12월은 아름다운 새빛, 새 날의 자리를 비워두고서 묵묵히 기다려야 하는 달인가 보다. 해마다 이때쯤이면 산타복장을 하고 자선냄비 종소리가 울려오던 거리의 풍경도 눈앞에 선하다. 하얀 눈이 펄펄 휘날리는 네거리 한복판에서, 자선냄비에 동전 한잎 넣는 고사리 손길들이 그리워진다. 어느새 도시의 백화점이나 상가, 교회, 등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반짝거리고, 산타 인형들이 쇼윈도에 매달려 조급하고 어설픈 웃음을 보낼 뿐이다.  언뜻보면 이기심만 팽배해져 아귀다툼의 현장이 넘치는 세상인 듯하지만, 그래도 해마다 이때쯤이면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이타적인 도움을 주는 기부자들도 많은 것 같다.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을 읽고 생면부지의 사람의 계좌로 십시일반 송금하는 네티즌들이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모금운동에 동참하는 사례들이 넘쳐나고 있다. 동행이나 나눔의 의미를 지켜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또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공동체 사회에서의 나눔의 근원을 따져 올라가 보자면, 첫 시작은 자연이 남기는 것들을 나누기 시작하였고, 개인주의 사회에 이르러서야 서로의 소유물과 화폐를 나누게 되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나눔교육을 주입시킬 경우에는 먼저 나눔의 성격상 분류를 설명하는 것이 첫 단계이다. 처음에는 몸나눔, 물질적 나눔, 재능나눔, 그리고 리빙라이브러리 등, 나눔의 종류를 설명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물질적 나눔의 선제적 과제는 자신의 욕심을 자제함으로써, 마음의 풍족함을 누리게 되는 원리를 알게 한다. 또한 아이들에게는 물질적이나 재능나눔 보다는 몸 나눔의 접근이 수월할 수가 있다. 아이들이 작은 것부터 실천할 수 있는 나눔교육의 기본적인 예를 들어보자. 눈으로 하는 대표적 나눔은 따뜻하게 바라보기, 귀로 할 수 있는 대표적인 나눔은 경청하기가 있다. 입으로 할 수 있는 나눔에는 칭찬하기와 격려, 위로하기 등이 있다. 팔과 다리로 할 수 있는 나눔에는 약한 친구 물건 들어주기, 함께 걸어주기가 있다. 손으로 할 수 있는 나눔에는 박수치기, 악수하기, 엄지척이 있으며, 어깨로 할 수 있는 나눔에는 약한 친구가 나에게 기댈 수 있도록 편하게 대해주기이다. 머리로 할 수 있는 나눔에는 약자를 어떻게 도와줄까 생각하기, 가슴으로 할 수 있는 나눔 역시 친구의 입장을 역지사지 느껴보기라고 한다. 나눔이란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고 이해해 주는 공감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누군가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은 내 귀한 시간을 내어주는 일일 것이다. 물질적인 것 이상으로 정신적인 나눔을 중요하게 생각할 때, 미래에 아름다운 세상을 만날 수 있음을 강조하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근래에 생겨난 리빙라이브러리가 있긴 하지만, 이것은 어른들의 소통에 관련된 것이기에, 아이들에게 적용하기란 생소하고 어려운 단계이지 싶다.
  또한 마더테레사 수녀처럼 자아를 초월하여 생애를 나눈 영웅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아이들의 겨울방학은 훨씬 훈훈하고 의미있는 시즌이 될 것이다. 테레사 수녀는 어릴적부터 어머니의 영향력을 많이 받았는데, 그 중에 썩은 사과 인성교육은 아주 유명하다. 썩은 사과를 가지고 좋은 것과 나쁜 것이 공존함을 보여줌으로써, 세상의 양면성을 가르쳤다고 한다. 그리고 늘 가난한 이들을 집으로 초청하던 어머니의 영향력이 빈자(貧者)의 어머니 성녀를 탄생시킨 것이리라! 대표적인 명언으로는 ‘작은 일에 대한 큰 사랑이 큰 일을 이룬다.’ ‘세상에서 가장 큰 빈곤은 작은 사랑의 부족이다.’등이 있다.  
   자신의 이름 석자만을 위해서 모든 에너지를 축척하는 삶도 의미가 있겠지만, 삶의 에너지를 이타적으로 분산시키는 방향성을 지도하여, 그 에너지가 부메랑처럼 자신에게 돌아와 진짜 영웅이나 귀한 사람이 되는 이치를 설명해 주어야 한다. 한 개인의 행복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하여 꼭 필요한 인성 덕목이 나눔교육이기 때문이다. 출세한 누군가의 자식 이름석자 쓰여진 현수막들이 여기저기 출렁대는 겨울 풍경속에, 기부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랑의 온도탑이 높다랗고 아름답게 세워졌다. 저마다 자신의 안위만을 염려하는 시대이긴 하지만, 깨끗이 비운 자리에 나 하나만을 위한 이기심 대신 이타심을 심어보는 12월이길 스스로 채찍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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