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형 속리산중학교 위기…2025년도 신입생 9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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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형 속리산중학교 위기…2025년도 신입생 9명
  • 김인호 기자
  • 승인 2024.11.21 0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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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선 ‘학구 조정’ 제기
“학구가 위장 편입 부추겨”
학구 조정 시 존폐 우려도


기숙형 중학교인 속리산중학교의 학구 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은군은 초등학교 졸업 후 집 주소지를 기반으로 중학교 배정이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자신이 가고 싶은 학교에 배정받고 싶다면, 주소지 변경 절차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는 해당 주소지에 실제 거주하고 있다는 증명이 요구된다. 이러다 보니 위장 전·출입이 양산되고 있다.
산외면에 거주하는 A씨의 경우 올해 동광초를 졸업하는 딸아이가 보은여중에 들어갈 수 있게 자신을 뺀 부인과 딸의 주소지를 산외면에서 보은읍으로 옮겼다. 이 아이가 동광초 입학을 할 때도 산외면에서 보은으로 주소를 이전했다가 다시 산외면으로 옮기는 등 이런 방법으로 세 자녀가 지정된 학구인 속리산중학교와 산외초가 아닌 보은읍 학구로 배정받았다. 자녀들 학구 배정을 위해 그때그때 주소를 왔다갔다 변경했다는 얘기다. 소위 말하는 위장 편입인 셈이다. 
A씨는 위장 전입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면소재지에서는 아이들이 원하는 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거리가 먼 속리산중학교나 인근의 돼지 농장에서 발생하는 냄새로 학교생활이 힘든 산외초에 들어가야 한다. 속리산중은 거리도 멀거니와 공부도 좋아하지 않고 또 어린 나이에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부모로서 걱정을 달고 살아야 한다. 아이가 가고 싶어 한다면 달리 생각하겠지만...저 뿐만이 아니다. 주변를 보면 아이들 학구 배정을 위해 주소만 옮기는 이들이 꽤 있다. 학구 배정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보은교육청에 따르면 보은군에는 초등학교 15교, 중학교 5교, 고등학교 4교등 초중고 24교가 있다. 학생수는 금년 4월 기준 초등학교 891명, 중등 561명, 고등 574명 등 총 2026명이 재학 중이다. 고등학생 수가 중학교 학생수를 뛰어넘었다. 충북생명고가 보은 이외의 지역에서도 신입생을 불러 모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은지역 중학교 학생수를 보면 보은중(남자)이 236명으로 가장 많다. 보은여중 190명, 속리산중 66명, 보덕중 39명, 회인중이 30명으로 뒤를 잇고 있다. 보은중의 학생수가 가장 많은 이유는 학구가 넓고 인구수가 많은 읍지역에 소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학구를 보면 보은중과 보은여중은 보은읍 외에도 삼승면 둔덕리, 선곡리, 송죽리, 우진리, 옥천군 안내면 방하목리, 상주시 화북면 운흥리, 중벌리까지 포함하고 있다. 보덕중은 마로면과 탄부면, 장안면을 기반으로 하며 회인중은 회남·회북을 근거지로 하고 있다. 속리산중은 보은읍 금굴 2리, 속리산면, 내북면, 산외면, 회인면 갈티리 지역이 배정됐다. 이들 중 금굴 2리를 비롯한 5개 리 지역은 보은중학구 또는 속리산중학구와 공동학구로 돼 있어 이점을 안고 있다.
전국 최초 기숙형으로 유명세를 타며 인기까지 얻었던 속리산중이 흔들리고 있다. 2025년도 입학생수가 가배정 결과 불과 9명에 그쳤다. 학구 재조정(산외 내북 등)을 할 경우 학교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2009년 7월부터 설립을 추진한 속리산중학교는 2011년 2월 개교했다. 면단위 지역에 산재한 중학교가 학생이 줄어 그 대안으로 140억여원을 투입 시설 현대화를 통한 중학교 통합 정책이 기숙형이다. 학부형들의 선택으로 속리중, 내북중, 원남중을 통합해 읍지역이 아닌 면지역에 설립하는 조건으로 유치경쟁에서 승리한 원남중 부지가 채택됐다. 이 효과로 전국에서 벤치마킹을 하러 오는 교육 관계자들이 줄을 이었다. 충북에서만도 보은에 이어 괴산 단양 영동에 기숙형 중학교가 생겨났다.
속리산중학교는 개교 때 정원이 120명이었다. 2013년엔 180명 배정에 149명의 학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러던 속리산중학교 내년 입학생수가 9명으로 급감했다. 학교 존폐 위기론까지 대두된다.
보은지역의 교육 현장을 잘 아는 관계자는 “중학교군 조정은 학부모 의견을 수렴하면 결정 절차를 거쳐 개정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속리산중 학구가 분산될 경우 학령인구 감소로 속리산중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학생들의 기숙사 생활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학교가 자체적으로 규칙을 개정하면 일반 학교처럼 될 수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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