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MBC에 상을 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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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MBC에 상을 주다
  • 김옥란 
  • 승인 2024.11.2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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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에서 미담 기사를 읽었다.
어느 귀한 어른이 팔순에 생신 잔치를 하지 않고 잔치비용 천만 원을 고향 장학회에 기부했다는 내용이었다. 문득 30년 전에 대전MBC를 대표해서 비로산장의 상(賞)을 받았던 어떤 손님과 그 가족이 떠오르며 오버랩되었다.
1990년 초. 비로산장에 저녁이 오면 우리 가족은 아버지 방에 모여 TV를 보곤 했다. 산장은 충북인데 대전MBC 문화방송이 잘 나와서 신기했다. 이것은 그러니까 압록강 두만강 가까이 사는 북한 사람들이 중국방송을 보는 기분이거나, 개성에 사는 북한 사람들이 남한 방송을 보는 듯한 기분일 것이다.
감동을 주는 프로그램은 대전MBC 문화방송에서 나오는 <금강 보호 캠페인>이었다. 물 지키기 환경운동을 해온 산장 가족에게 그 캠페인은 반가움을 주었다. 우리는 TV에서 그 캠페인을 볼 때마다 “잘한다. 대전MBC!” “대전MBC는 상을 받아야 해!”했다.
속리산에서 “상(賞), 상(賞)” 하는 말이 바람결에 실려 대전까지 갔던 것일까? 어느 날 나는 어떤 남자분으로부터 산장 숙박 예약 전화를 받았다. 그는 자신을 대전MBC의 무슨 부서 아무개라고 했다. 며칠 후, 그 예약 손님이 가족을 데리고 산장에 오셨다.
나는 그 가족을 독립투사의 기운 가득한 방으로 안내하며 예약 손님께 “대전MBC <금강 보호 캠페인>이 참 좋습니다.”라고 했다. 그들은 산장에 저녁 식사만 주문했다. 다음날 오전 열 시. 비로산장은 그들에게 상(賞)을 수여했다. 최고의 정성이 들어간 밥상이었다. 
“이 밥상은 비로산장에서 드리는 상(賞)이에요. 대전MBC가 <금강 보호 캠페인>을 통하여 대한민국 물 지키기에 공헌하는 점이 고맙습니다. 이에 비로산장은 대전MBC에 상(賞)을 드립니다. 손님께서 대전MBC를 대표해서 받아주세요.”
30여 년 전에 있었던 상(賞) 에피소드를 떠올리며 미소짓는다. 오늘 이야기에서 잠시 벗어나서, 2024년 10월 31일에 <보은신문>에 기고한 필자의 글 <물>은 1989년 어느 날 존경하는 선생님 댁에 밀가루 한 봉지를 선물드렸던 에피소드였다.
나는 오랜만에 선생님께 문안 인사와 함께 “보은신문 <물>이라는 저의 글에 선생님 내외분 이야기가 담겨있어요.”하며 보내드렸다. 일주일 후 선생님께서 답장을 보내주셨다.
“김옥란씨 기억에 오류가 있어 원본 내용 몇 줄을 보냅니다. 참고바랍니다. ‘영국의 젖줄인 템즈강은, 영국의 산업화로 오염되기 시작한 지 50년 만에, 물고기가 살지 않는 죽음의 강이 되었다고 한다. 그 강을 살리는 운동을 시작하여 다시 물고기를 살게 하는데, 50년의 배인 무려 100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 경비 또한 엄청나게 들었다고 한다.’” 필자는 <물>이라는 글에 나오는 독일의 라인강을 영국의 템즈강으로 정정(訂正)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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