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한 평가가 축제의 질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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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한 평가가 축제의 질을 높인다
  • 김인호 기자
  • 승인 2024.11.1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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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보은대추축제가 농특산물 판매 축제로 유명세를 이어갔다. 생대추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잘 나갔다는 뒷말이다. 군은 열흘간 진행된 축제에서 대추 53억여원 등 총 65억여원의 농특산물이 팔려나갔다고 집계했다. 지난해보다 총판매액이 5.7% 상승했다. 홈쇼핑 판매량 및 개인 농장과 길거리 판매 등은 통계에서 제외됐다. 때문에 실제 보은대추 판매량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보은대추연합회의 한 임원은 자연재해로 인해 수령하는 보험금까지 합산하면 보은에서 대추 농사로 한 해 600억원 정도의 돈이 풀릴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무더위가 지나고 완연한 가을을 느낄 수 있는 10월 보은은 대추축제 외에도 단풍을 즐길 수 있는 국립공원 속리산을 품고 있다. 가을 가보고 싶은 곳으로 손꼽히는 명품 여행지로 축제 흥행 면에서 많은 이점을 갖고 있는 지역이 보은이다.
올해로 18회째를 보낸 대추축제가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올해 축제장엔 총 332개의 부수가 설치됐다. 이중 대추판매 부수가 57개, 일반 농특산물 판매 부수 60개가 운영됐다. 풍물시장에 설치된 부수까지 합하면 아마도 500여 개에 달한다. 초청 가수만도 80여 명에 이른다. 축제장 동선을 돌자면 약 2시간 정도 소요되는 큰 규모다.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각종 연계 행사 또한 행락철인 이 시기에 많이 몰린다. 축제 내내 볼거리, 체험거리, 즐길거리가 넘쳐난다. 한편으론 축제장이 커지면 자칫 메인 무대인 농산물 판매장이 희석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가져본다. 
어디를 가든 먹거리는 빠지지 않는 이야깃거리다. 지역의 맛난 음식을 선보이고 지역자영업자에게도 경제적 혜택을 주기 위해 운영하는 먹거리 장터에는 보은군 내 14개의 요식업체가 장터부스를 운영했지만 가격 대비 부실한 음식과 차별성 부족으로 먹거리가 도마에 올랐다. 상호는 각각인데 메뉴는 쇠고기국밥이나 바베큐, 해물파전 등 대동소이했다. 먹거리 장터에 선정된 외식업체의 입점권 전매가 그 원인이란 지적이 나왔다. 아무리 잘 나가는 축제장이라도 먹거리에서 바가지 상혼으로 매체로부터 뭇매를 맞으면 쌓은 명성 무너지기는 한순간이다. 이런 의미에서 외관상 호기심 잔뜻 가는 사과대추를 대추의 본고장이 진행하는 축제장에 내놓는 것도 한 번쯤 냉철히 심사해 볼 지점이 있다는 판단이다.
이번 축제에도 많은 지역예술인들의 참여와 자원봉사자들의 역할이 축제 분위기를 더 풍요롭게 했다. 곳곳에서 노고를 아끼지 않은 이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그래도 한두 가지는 짚어야겠다. 임시·대형주차장이 어디에 위치한 지 등 축제 전반에 대한, 특히 교통 안내·통제요원들(초보자들)의 사전 교육이 필요해 보인다. 무엇보다 중고교생들의 교통안내요원으로의 알바는 적정한지 숙고의 여지가 있다. 축제 타이밍도 조금 일렀다. 이 기간 수확하지 못한 파란 대추가 많이 달렸으니 말이다. 
이번 축제에 대한 결과와 평가는 용역사와 성과보고회 등에서 구체화된다. 이 과정에서 축제 문제점에 대한 아낌없는 지적과 조언은 중요하다. 다음 축제 준비에 중요한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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