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꿈과 사랑이 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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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꿈과 사랑이 충만
  • 보은신문
  • 승인 1991.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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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기국민학교
틈만 있으면 벼이삭을 쪼으려고 달려드는 참새떼를 쫓기위해 허수아비가 서있고, 곰방대 입에 물고 양철통을 두드리는 할아버지의 손놀림이 평화로운 가을-어른 팔로 한아름도 더 되는 플라타너스가 넓은 울을 두르고 있어 그 사이로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밝은 표정이 살아있는 관기국민학교(교장 박영순). 마로면 관기리 294번지에 2층건물의 교실이 넓게만 느껴지지만, 콩나물시루 같은 도시의 교실에서 배우는 학생들과 비교하면 언제나 행복한 꿈을 먹고 배우는 여유로움이 엿보인다.

옛날부터 관기(일명 관터)는 군내에서도 제법 큰 지역에 속했기 때문에 시장이 형성되었고 각급기관 등이 설치되어 있어서 학교를 설립하는데 큰 무리가 따르지 않았다. 그래서 1919년 8월 8일 간기 공립 보통학교 설립 인가를 받고 그다음해 1920년 10월 10일 4년제로 초대 김기돈 교장 부인, 문을 열게 된다. 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發膚受之父母)를 믿고있던 시골 청년들은 학교에 나가면 일본인교사가 상투를 틀거나 길게 땋은 머리를 자르는 것이 무서워 신학문을 배우고싶어도 학교문을 들어설 수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첫 입학생은 20여명이었고 그것도 도중에 그만두거나 다시 입학하는 사람 등 들쑥날쑥해 최초의 졸업새은 21명에 불과했다. 그리고 1926년 6년제로 승격, 1941년 관기 공립 국민학교로 개칭하였다가 1950년 관기국민학교로 개칭된 후 오늘까지 71년의 긴 역사동안 69회 졸업에 총 5천7백27명의 졸업생이 배출되어 사회 각계각층의 분야에서 사회를 발전시키는 연구자로 일하고 있다. 인근에는 학교가 업었기 때문에 마로면내 거의 모든 마을 학생들이 다녀 학구단위가 먼곳은 이십리 이상이 되고 학생수는 점점 증가해 통학거리를 감안, 1957년 소여분교가 설립, 61년 4월 1일 독립되고 61년 11월 23일 기대분교가 설립, 64년 독립되고 '62년 9월 2일 적임분교가 설립 72년 독립국교로 섰다.

그러나 정부의 공업화 추진에 따른 이농현상의 심화가 가족계획으로 인해 농촌 어린이가 급격히 감소하자 적암국민학교가 독립교가 된지 11년만인 1983년 다시 분교장으로 격하되었고 올해 또다시 기대국민학교와 소여국민학교가 분교장으로 격하되어 현재 관기국민학교는 본교 2백83명, 적암분교 33명, 기대분교 47명, 소여분교 47명 총 4백18명이 재학중이다.

지금도 여전히 일년에 50명이 넘게 전학을 가지만 흙에서 자라는 학생들은 웃으며 뛰놀고 힘써 배워 꿈을 실천하는 어린이가 되도록 하기 위해, 또한 바른 국가관 정립으로 애국애족하는 마음씨를 갖게 하는 애국인, 보건안전의 능력을 습득시켜 굳센 체력과 건전한 정신을 갖게하는 건강인, 기초학력을 신장시켜 자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하는 실력인, 도덕심과 준법정신을 고취시며 협동 봉사하는 마음씨를 갖게하는 도덕인, 과학 기초 교육의 내실을 기해 합리적이고 창의적으로 생활하도록 하는 창조인, 자주·자립정신을 고취시켜 올바른 민주시민의 자질을 갖추게하는 민주인으로 길러내기 위해 박영순 교장과 김주욱 교감 이하 18명의 교사들이 교육에 전념하고 있다.

질적 성장을 더해가고 있는 관기국민학교는 특히 올해 3월 1일 충청북도 교육청으로부터 학교보건 시범운영 연구학교로 지정되어 아이들에게 개인 위생관리와 건강한 생활습관을 위해 관기건강 5운동이 들어있는 건강생활 일기를 작성하게 하고, 어린이와 부모, 교사가 함께 꾸미는 관기 어린이 생활 본으로 건강하며 바르고 굳세게 자라는 생활습관을 형성해가고 있다. 또한 타 학교에서는 보기드문 '건강의 날'과 '즐거운 날' 운영, 방학후 향우반별 작품전시와 민속경기 등을 운영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에 갖는 '건강의 날'에는 운동장의 정해진 자리에 뜀틀, 평균대 등의 체육기구를 배치하고 운동기구를 골고루 이용하기 때문에 곰팡이 핀 채 창고에 처박혀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이사례는 작년 여름 '새교실'이란 교사용 연구지에 게재, 전국에 소개되어 모범학교로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외의 자랑할 것은 매주 토요일 책가방없이 등교하는 '즐거운 날' 운영이다. 사물함에 보관된 음악기구, 미술도구를 가지고 즐겁게 노래부르고 춤추며, 그림그리고 만들고 쓰고 짓고 이야기하는 예능 교육은 아이들의 심성을 순화시키고 소질을 개발해주고 있는데, 매주 계속되고 있는 이 교육의 소문이 청주 MBC에까지 퍼져 작년 가을 적암분교 어린이들의 학예발표회를 방송, 좋은 평을 받기도 했다. 또한 방학동안 숙제한 작품을 학교에 제출하기 전에 향우반별로 마을회관에 전시해 주민들과 함께 감상하는 등의 방법으로 민주적 협의·협동작업, 여가선용, 학습의욕 증대 등 여러 가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대해 박영순 교장은 "교육은 때려가면서 주입식으로 머리속에 넣어주기 보다는 우선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주고, 아이들과 함께 하며 아이들의 자질에 맡겨 책임질 줄 아는 습성을 키워줘야 한다."며 "남과 비교해서 실력을 향상시키기 보다는 학생 각자의 자질을 개발해주기 위해 가정과 학교교육의 연대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간체조 시간에 전교생이 나와 배드민턴을 치고 야영활동, 체육대회, 학예발표회 활동을 본교생가 분교생들 사이의 우의를 다지고 있는 관기국민학교.

대도시 지역과는 달리 학생들은 점점 줄고 있지만 그래도 농촌에 남아 이 학교를 지키고 있는 학생들은 애향심을 배우고 공동학습으로 협동심을 배우면서 평화로운 농촌의 여유있는 삶을 영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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