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을 품은 보은군이 삼년산성 국가사적 지정을 위한 밑작업을 하고 있다. 국가사적으로 지정되면 국가로부터 복원비, 부지 매입비 등 소요되는 사업비의 70%를 지원받아 유적을 체계적으로 보존.정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활용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보은읍 오정산 정상에 위치한 삼년산성은 신라가 470년 축조를 시작한 한국을 대표하는 석축산성으로 문화적 가치를 조명받고 있다. 작은 규모의 편마암으로 높이 12~20m, 성의 넓이 8m로 전체길이 1680m의 크지 않은 산성이지만 1500여년 넘도록 성벽을 유지할 수 있는 축성기술은 아직도 재현할 수 없는 기술로 평가된다. 또 삼년산성 고분군은 고대 산성중 유일하게 축성 시기가 밝혀진 삼년산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적으로 신라의 북방진출 과정과 사회.문화상을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는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로 유명한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어느 일간지 연재에서 삼년산성에 대해 이렇게 서술했다. “나의 법주사 답사는 거의 반드시 보은의 삼년산성으로 이어진다. 그것은 문자 그대로 답사, 걸으면서 생각하고 즐기는 호젓한 산책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삼년산성은 이웃하고 있는 상주 견훤산성, 단양 온달산성과 함께 우리나라에 산재해 있는 1000여 산성 중 3대 산성으로 꼽힐 만한 명물”이라고. 그의 생각은 후에 중부내륙지방의 중요성곽(삼년산성, 청주 상당산성, 온달산성, 견훤산성)을 한데 묶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을 권유하는 것으로 표출됐다.
보은군이 지난달 2일 ‘삼년산 고분군과 그 역사성’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국가유산청에서 시행하는 사적 예비문화재 조사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보은 대야리 고분군의 사적 지정 가치를 논하기 위한 학술 세미나였다. 이 세미나에는 박성현 서울대교수, 김근영 서울역사편찬원, 서문영 충북문화재연구원, 홍보식 공주대교수가 주제발표를, 주보돈 경북대 명예교수, 김영환 충북대교수, 이정빈 경희대교수, 전덕재 단국대교수, 김용성 한빛문화연구원, 심현철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장, 남익희 세종문화연구원 등 최고 전문가들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세계유산 등재 권유나 학문을 체계적으로 연구한 전문가 집단이 보은 지역을 테마로 세미나를 열기는 극히 드문 일이다. 그만큼 삼년산성이 갖고 있는 매력,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삼년산성은 각종 매체나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걷기 좋은 전국의 성곽길에 선정돼 소개되곤 한다. 특히 삼년산성은 산성마니아들이 세 손가락 안에 꼽는 명불허전의 산성 답사처로 꼽힌다. 적당한 높이의 산정에 위치해 역사문화 탐방을 겸한 가벼운 산행, 언제 찾아도 편안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를 테마로 해 다양한 문화행사, 관광자산, 역사문화기행이나 답사코스로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마침 민선8기 군은 삼년산성 공원화 사업을 추진한다. 역사적 가치가 높은 삼년산성이 국가사적으로 지정되면 경관조명, 조경경관 및 탐방환경을 개선해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에도 탄력이 붙게 된다. 국립공원 속리산, 세계문화유산 법주사와 함께 보은군 3대 보배로 삼년산성을 자랑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저작권자 © 보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