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곳곳이 이상기온에 따른 폭우 피해로 물에 끊기고, 잠기고, 무너지며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보은군은 무사히 지나갔다.
추석을 막 지나면서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내린 비는 보은읍이 127.5㎜, 속리산면 108.5㎜, 장안면 115㎜, 마로면 131㎜, 탄부면 129.5㎜, 삼승면 157㎜, 수한면 127㎜, 회남면 135.5㎜, 회인면 121.5㎜, 내북면 188㎜, 산외면 124㎜로 내북면이 가장 많았고, 속리산면이 가장 적었다.
11개 읍.면에 이틀간 내린 평균 강우량은 132.5㎜로 나타났다.
이번 피로 큰 피해는 없었지만 임지를 밭으로 개간한 삼승면 선곡3리(사각골) 마을옆 밭에서 토사가 흘려내려 선곡1리(서느실)와 수한면 거현리를 오가는 이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이곳은 이미 지난 18일 내린비로 토사가 유출되어 마을 수로가 막히면서 빗물이 도로위로 흘러넘쳤고 흙더미와 자갈이 도로를 뒤덮어 아수라장이 됐었다.
이번 비로 똑같은 현상이 다시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비로 보은군 전역은 주택침수, 농경지 유실, 도로유실, 하천시설 등의 큰 피해는 없었다. 비가 많이 내린 21일, 속리산에서 시작해 남한강으로 흐르는 달천의 물은 하천에 가득차 흘렀지만, 금강으로 흐르는 보청천은 모처럼 하천에 가득찬 것으로 보였으나 하천 바닥보다 조금 높은 정도였다.
하지만, 보은지역 곳곳의 논에는 벼 쓸림 피해가 속출했다.
보은읍은 물론이고 삼승, 탄부, 마로 등 10개 읍면 곳곳에서 발생해 전체 벼 재배면적의 20% 이상이 이번 비로 쓰러진 것으로 쌀 재배농가는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쌀전업농인 한전동(삼승 선곡)씨는 “5만 평의 논농사를 짓고 있는데 이번에 3만여평(60%) 면적이 쓰러졌지만 피해를 보상받을 길은 막막하다.”며 “논마다 물을 빼내고 건조시켜 하루 빨리 수확을 하는 것이 그나마 손실을 줄이는 수단”이라며 분주히 움직였다.
김상호 보은군 쌀전업농회장은 “곳곳에 쓰러진 벼를 보고 안타깝기 그지없다.”며 “벼 재배농가들은 신속히 논을 말려 피해를 줄이고 최근 창궐하고 있는 깨씨무늬병 방제에 전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보은군의 대표적 홍수 피해는 1980년과 1998년 대홍수로 1980년 대홍수시 302㎜의 장대비가 하루에 내려 97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으며, 74명의 부상에 1만7,645명의 수재민이 발생했었다. 1998년 8월에도 홍수가 발생해 사망 2명, 주택 1446동, 농경지 2311ha 침수 등 총 1,356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보은군에서는 이 같은 홍수 피해를 대비하기 위해 달천을 비롯한 회인천, 항건천 등 곳곳의 하천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를 단행했다.
전국 곳곳에서 매년 비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보은군에서의 피해가 미미한 것은 비 피해로부터 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보은군의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