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수 자연환경 보존 군 협의회장
내속리면 사내리에 거주하며 오랫동안 속리산 희귀식물과 문화유산 보존에 앞장서온 박경수씨(68)가 6월29일 자연환경 보존 군협의회 회장으로 추대됐다.박회장은 천황봉을 비롯해 문장대 등 속리산 일대를 누비면서 80년에는 속리산 전망대 인근에서 국내 처음으로 희귀한 꽃을 발견해 학회에 보고하고 ‘경수꽃’이라는 자신의 이름으로 식물도감에 올리기도 하는 등 자생 희귀 식물 발견에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박회장이 이같이 희귀식물 등에 관심을 가진 것은 나무의 껍질을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로 인해 거의 훼손된 탈골암 입구의 망개나무를 관찰하는 박사 10명을 만나고서 부터. 박회장은 그 때부터 망개나무를 찾아 나서기 시작해 속리산 일대를 뒤졌던 것.
그래서 72년 천황봉 아래에서 350년된 망개나무를 발견한 이후 서원계곡 주변에서는 600여그루가 서식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고, 화양계곡, 공림사 계곡 등에는 7000여그루, 내속리면 중판리 안터골, 산외면 대원리 등 곳곳에서 발견했다.
특히 망개나무를 찾다가 76년 법주사 뒤 자운암 절벽에 조각해 놓은 마애여래의 상과 대지바위골 중간 좌측에서 석조 미륵불을 발견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83년에는 바닷가에서만 자라는 걸로 알려진 10∼300년 된 노각나무 군락지를 발견했으며 또한 천황봉 기슭에서 마가목 군락지를, 99년에는 수한면 동정리 야산에서 멸종위기에 있는 앵초 대량 서식지와 한국 특산 식물인 초롱꽃 자생지를 발견, 보호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구병산에서 개비자 나무 군락지를 발견하는 등 희귀수종을 찾는데 귀신(?)이 되었다.
편안한 등산로가 아닌 능선, 계곡 등 인적이 없는 곳만 골라다닌 것이 30년이 넘으니 산을 타는데는 다림쥐만큼 빠르다. 보통사람이 2시간 정도를 잡고 문장대를 오르는데 비해 박회장은 30분정도에 오르내린다면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것.
아직 천연 기념물 망개나무 군락지에 대한 집단 서식지로 지정 보호되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한 박회장은 천연 기념물 망개나무 씨를 받아 묘목을 생산, 군내 전 마을에 식재해 망개나무 마을로 만든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고 현재 산림청과 협의, 8월말경 씨앗을 재배할 계획이라고.
황해도가 고향으로 해방직후 남한으로 내려와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박회장은 5·16 직후 속리산에 들어와 정착, 그동안 특산물 판매점을 운영했으나 6, 7년전 상가 화재로 인해 가게가 전소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현재는 노래방을 운영하고 있으며 부인 노경열(61)씨와의 사이에 3남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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