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기복례(克己復禮) - 자신을 이겨 예로 돌아가고, 예가 아니면 행치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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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기복례(克己復禮) - 자신을 이겨 예로 돌아가고, 예가 아니면 행치말라 -
  • 보은신문
  • 승인 1991.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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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세형(한국전력 보은지점장)
안연이 자기 스승인 공자에게 인(仁)이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기소불욕이면 물시어인(내가 싫은 일은 남에게 시키지 말라)'이라고 대답했다. 공자 지도의 기본은 인에 있고 인을 행함에는 그 으뜸이 극기복례(克己復禮)요. 비례부동(非禮不動)이다. 오늘날과 같이 도의가 문란하고 혼탁한 사회에는 극기복례(자신을 이겨서 예로 돌아감)와 비례부동(예가 아니면 행동하지 마라)을 아닌 것은 우리에게 커다란 교훈이고 청심제가 되는 것일 것이다.

보은지역의 전력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나는 속리산을 다녀올 때마다 고사직전에 있는 정이품송을 보고 마음을 조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저 천연기념물 103호 노송은 1453년 계유정란이 없었다면 정이품 아닌 다름 이름으로 명명되어 인구(人口)에 회자되었을 것인데……. 진충보국(盡忠報國)하였던 절제와 학이제가 화합하고, 수양대군이 자신이 장자방이라고 일컬은 압구정과 당대 제일의 석학 보한제가 매죽헌, 취금헌과 같이 극기복례하고 견리사의(見利思義)하였더라면, 아니 살신성인했다면, 정난공신은 물론, 사육신이란 전대미문의 슬픈 역사는 없었을 것이다. 다시 기사회생하는 정이품송을 보면 마감이 교차하며 감회가 크다.

옛시인은 우리인생의 흥망은 바둑판과 같은 것이라 했고, 인간은 강언덕을 달리는 나그네라고 했다. 언제나 시대의 변화란 곱고 순탄하게 전개되는 것이 아니지만, 좋을 변화에 순응하는 사람은 현명한 사람이고 인격성장과 사회적 발전이 그와 연결되면 타인의 존경을 받는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그 처세가 대국적 견지에서 진리와 정의의 편에 서면 품위가 있고 개인적인 인기와 영달을 노리면 일반의 빈축을 사는게 상례이다.

이제 우리는 진실성 없는 술수나 약삭빠른 변절과 변신을 지양하고, 많은 고독과 조방(造訪)과 힐난을 감수하면서도 투철한 지조와 참된 애국애족정신으로 초지일관하여야 하겠다. 요즈음 에너지 절약과 절전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일로에 있는데, 금상첨화격으로 극기복례와 비례부동을 알고 행하는 캠페인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요원의 불길처럼 전개되어 동방예의지국의 옛 명성을 되찾았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램이다.


(생각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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