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풍년이 오기를...
상태바
올해는 풍년이 오기를...
  • 나기홍 기자
  • 승인 2024.04.18 05: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한 해는 이상기온, 긴 장마와 태풍피해 등이 해마다 지속되어 농업인들의 복장이 터져버린 한해였다.
 사과, 배, 대추, 오이, 수박, 참외 심지어는 벼까지 무엇 하나 성한 게 없었기 때문이다.
 작년 여름, 6월 25일 장마를 시작해 7월 26일까지 무려 32일간 지속됐다. 장마 기간이 이보다 긴 장마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쏟아지는 폭우는 그 어떤 기록에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여름 장마로 보은에 내린비는 무려 800㎜가 넘었다.
이때 많은 농작물의 뿌리가 물에 젖어 호흡을 하지 못하고 썩거나 부실해졌다. 
 이어, 태풍 ‘카눈’이 지나면서 그나마 버티고 있던 각종 농작물을 또다시 망가뜨렸다.
 사과 배 포도 대추는 일찍 찾아온 봄 날씨에 꽃눈이 왔다가 갑자기 떨어진 온도에 냉해 피해를 입었고 장마와 쏟아진 비로 과일은 역병, 탄저병, 오갈병, 모자이크병 등이 창궐해 그나마 붙어있던 과일 70~80%가 과수원 바닥을 뒤덮고 썩어버렸다. 
지난해 보은은 물론 전국 사과재배농가의 수확량은 평년작의 10%가량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사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금년 4월 10일경 사과 10kg당 도매가격이 91,700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3월 45,000원 하던 소비자 가격은 250% 넘게 비싸 12만원은 줘야 사과 1박스를 살 수 있다. 
사과 농가는 수확된 사과가 없어 너무도 큰 적자의 고통에 젖어 있고 소비자는 가격만 알아보고 높은 가격에 발걸음을 돌리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양봉농가도 매한가지다.
지난해 100통의 벌을 치던 양봉농가가 꿀은 채취하지 못하고 벌이 돌아오지 않아 10통만 남겨두고 한숨만 지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와 같은 피해 사례는 전국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실제로 한 달 전 강원도 강릉지역 270여 양봉농가에서 키우는 꿀벌 1만4000군이 날씨 영향으로 60%가량 폐사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양봉협회에서는 이곳에서 폐사한 꿀벌만 1억5000마리를 웃도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꿀벌 집단폐사는 전국 대부분의 양봉농가에서 발생하고 있어 텅텅 비어 있는 벌통을 바라보는 농가들은 시름에 잠겨있다.
이를 두고 양봉가는 물론 전문가들은 꿀벌이 폐사하고 있는 이유를 날씨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동면에 들었던 벌들이 기온이 상승하자 동면에서 깨어 활동을 위해 멀리 날아가지만 급격히 낮아지는 온도에 벌통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폐사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같은 이상기온은 올해로 4년째 이어지고 있어 농가의 시름은 더욱 깊어가고 양봉을 포기하려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3~4년 전 2.4kg 1병에 2만5천원하던 꿀값이 최근 들어 4만5천원~5만원에 매매되고 있다.
“가격이 아무리 좋으면 뭐 해? 사과가 있어야지” “가격이 아무리 좋으면 뭐 해? 꿀이 있어야지”라며 한숨을 쉬는 농가들의 푸념이다. 기상전문가들은 농민들이 피해를 하소연하는 이 같은 이상기온을 지구 온난화에 따른 영향으로 규정하고 있다. 
내일(19일)이면 본격적 농사일이 시작되는 곡우(穀雨)다. 올 농사는 농민들의 얼굴에 웃음꽃 피는 풍년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