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취약지 보은군에 병원 유치 공약 헛공약이 아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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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취약지 보은군에 병원 유치 공약 헛공약이 아니길
  • 김인호 기자
  • 승인 2024.04.11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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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보은군에서 33개월 된 여자아이가 1m 깊이의 웅덩이에 빠졌다. 아이는 구조돼 보은소재 한양병원으로 옮겨져 가까스로 맥박을 살렸지만 인근 도시의 다른 상급병원으로 전원하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아이를 치료할 소아 중환자실이 없없다? 의사가 없었다?는 이유로 상급병원에서 거부가 돼 고귀한 어린 한 생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의료계는 아이는 이송할 상태가 아니었다고 본다. 이 사건에 대해 “심정지 환자가 심폐소생술 후 자발순환 회복됐지만 심혈관계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전원을 보내는 건 오히려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일이 정부와 의료계가 대치 상황 속에 벌어져 큰 관심을 불렀다. 아이의 사례를 통해 취약한 지역의료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충북 지역은 대표적인 의료취약 지역으로 꼽힌다. 충북도에 따르면 충북은 치료가능 사망자 수 전국 1위, 인구 1000명당 의사 수 전국 14위, 중증 환자 8만 명이 지난 4년간 원정 진료 나가는 의료취약지다.
충북에서도 보은지역의 의료 환경은 더욱 취약하다. 개인병원과 종합병원 중간지점쯤에 있는 한양병원 외에 의사 1인이 운영하는 동네의원이 전부다. 보은에서 사고를 당한 아이도 한양병원에 이송됐지만 응급의학과 전문의도, 소아에 맞는 인공호흡기 등 기본 장비가 없다보니 상급종합병원으로 전원이 불가피한데 이송 자체가 중단됐다. 이 때문에 심폐소생술로 맥박이 돌아왔음에도 1시간 30분쯤 있다가 다시 심정지에 빠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됐다.
보은지역은 인구(약 3만여명)가 적어 인프라 투자와 운영 유지가 참 어려운 여건이다. 또 근무할 의사조차 구하기가 힘들다. 한마디로 돈이 별로 안 되는 지역이다 보니 중급 규모의 병원과 중환자 진료가 가능한 의사가 없다. 주민들 불안감은 늘 클 수밖에 없다. 그렇다보니 보은과 같은 의료취약지에 지역 의료와 필수 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지역필수의사제 도입과 공적의료를 확대하고 의료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총선을 맞아 더불어민주당 이재한 후보와 국민의힘 박덕흠 후보가 각각 △충북대학교병원 공공 응급지원센터 유치와 △300병상 규모의 국립교통재활병원 신설을 보은지역 대표공약으로 내놓았다. 누가 당선되든, 어찌됐든 군민 건강과 연결되는 이 공약만큼은 반드시 이행됐으면 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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