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이군경회 보은군지회 한경호 회장
상태바
상이군경회 보은군지회 한경호 회장
  • 보은신문
  • 승인 1991.06.1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국의 자유수호에 바친 인생
해마다 맞는 6월이고 그때마다 착잡하기는 매한가지지만 지금의 사회상황을 바라보는 상이군경회 보은군지회 한경호 회장(64, 보은 교사)의 가슴은 더없이 씁쓸하다. 대학가와 정부의 공방전은 전쟁을 방불케 하고, 과연 그들이 피로써 조국을 수호했던 40년전 자유의 소중함을 알고 있을까 하는 물음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한경호 회장은 "6·25의 참상이 아직도 생생한데, 무질서한 지금의 시국속에서 호국영령들 앞에 서기가 부끄럽기조차 하다."고 말한다. 말고 당기기를 되풀이하는 국력의 무모한 소비보다는, 마음을 합쳐 통일의 길로 가야하는데도 그러지 못하는 6월의 시국이 안타깝고, 더구나 정부에서 국가유공자들에게 물질적인 보상은 해주고 있다지만 그보다는 정신적 위안을 더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사회적 소외감이 전쟁의 상흔을 더욱 깊게 만드는 것을 바라볼 때 한경호 회장은 울분마저 들게된다고 한다.

한경호 회장은, 결혼 이듬해인 1952년 군에 입대하여 5주간의 훈련을 받은후 철의 삼각지대라는 중부전선 백암산 고지에 배치되었었다. 다시 휴전 한달을 앞두고 3개사단이 전멸할 정도의 치열한 공방전속에서 그도 팔과 허리에 부상을 입었다. 부상병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동안 상처는 더욱 곪아 터졌고, 그나마 병원이 복잡해 어느정도 움직일 수 있게되자 자가 치료토록 병가를 내주었는데 이때야 비로소 소식을 듣고 온 가족과 돌이 지난 첫아들을 상면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공산주의나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도 모르는채 이념의 무장도 없이 참가한 전투였지만, 어쨌든 조국의 자유수호를 위해 몸과 마음을 다바쳤습니다. 예전엔 비록 정도를 벗어난 상이군경들의 행동도 있긴 했지만, 못배우고 가진 것 없이 참전했다가 불구가 되어 먹고살기에 급급해야 했던 그들이기에 멸시보다는 더욱 큰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금은 어느정도 생활에 보탬이 될만큼 정부보조금이 나오지만 물질적인 보상보다는 정신적인 위안이 절실한 이들 국가유공자들을 위해 호국보훈의 달인 6월에만이라도 병고와 노환에 시달리는 이들을 방문, 위로 격려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우리세대는 그래도 고난과 역경을 딛고 자유민주주의를 우리세대에 정착시켰다는데 대해 자부심과 보람을 갖고 산다."며 "우리 젊은 세대들이 자유의 소중함과 진정한 민주화가 무엇인지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와 아울러 국가유공자들에게도 "국가를 위해서 한몸을 바쳤으나, 남은 여생도 끝까지 주관을 지키며 2세들이 올바른 생각을 갖도록 교육시켜야 한다."고 당부한다.

국가고시준용시험을 치러 농지개량조합에서 20여년을 근무하다 정년퇴임, 현재 보훈회관에서 남은 정열을 쏟고 있는 한경호 회장은 부인 김복수 씨(62)와의 사이에 5남1녀를 두고 다복하고 열성적인 삶을 살고 있다.


<금주에 만난 사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