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선택 기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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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선택 기준은?
  • 유튜브 김병서TV 운영자 
  • 승인 2024.03.2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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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가을 모교의 교육대학원 역사전공 과정에 입학했었다. 전공시험 문제는 “식민사관에 대하여 논하라”와 “고려시대 무신정권 성격에 대하여 논하라”였다. 주권을 이민족에게 빼앗겼던 일제강점기와 왕권을 군부 쿠데타에 의해 빼앗겼던 무신정권 시대를 어떤 관점으로 해석해 인식하고 있는지를 물어보는 문제라 생각하고 답을 작성한 기억이 있다.
학문에 대한 의욕이 부족했던 까닭에 끝까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있지만 일제강점기와 고려시대 특히 무신정권 시기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다. “동국이상국전집(東國李相國全集)”으로 유명한 이규보(李奎報, 1168~1241)선생도 그 중 한 명이였다. “한국고전번역원”을 통해 가끔씩 그의 글을 읽었는데 최근 단국대 윤재환교수가“석죽화(石竹花)”란 그의 한시(漢詩)를 해석한 것을 보게 되었다.

석죽화(石竹花)
절조는 대나무처럼 고상한데  /  節肖此君高
꽃이 피면 아녀들이 좋아하네  /  花開兒女艶
찬 가을엔 그만 떨어져 버리니  /  飄零不耐秋
석죽이란 이름 분수에 넘치지 않나  /  爲竹能無濫

석죽화(石竹花)는 패랭이 꽃이다. 바위에서 핀 꽃이 대나무처럼 마디가 있어 ‘석죽’이라 불렀다란 전설이 있다. 윤 교수는 석죽화(石竹花)가 누구를 지칭했는지 알 수 없지만 패랭이꽃이 분에 넘치게 대나무(竹)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 것처럼 겉모양과 실상이 다른 지도층 인사들의 도덕성과 위선에 대해 매서운 비판을 가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했다. 지도층 사람들이 위선적이거나 탐욕을 추구한 것으로 보일 때 비난과 비판의 강도가 커지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일이다.
4월 10일 입법부 구성원인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경험상 수많은 패랭이꽃이 필 것이라고 생각한다. 후보마다 도덕성을 강조하며 사적이익이 아니라 공적이익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할 것을 약속할 것이다. 그들 중 일부는 패랭이인 것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자신을 대나무로 보이게 할 뻔뻔함과 위선으로 가득한 행동과 거짓말을 앞세워 나타날 것이다. 국민들은 누가 더 높은 도덕성을 가지고 있고 공익을 위해 일 할 사람인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패랭이가 대나무가 아니듯 사익을 추구한 사람이 갑자기 공익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지 않는다. 이번 선거는 윤석열정권에 대한 평가 성격이 강한 시기에 치러지기에 공식 선거전이 시작되면 어느 때 보다도 뜨거운 선거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지식소매상”으로 자칭하며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유시민 작가는 “집권당이 100석 미만이냐 150석 이상이냐”에 따라 우리사회가 엄청난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민의 선택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모르겠지만 주권자들 심장 고동소리는 커져갈 것이다.

*PS
이규보는 “집권자인 최충헌을 국가 대공로자로 칭송하는 시를 짓고서야 관직에 진출했고, 문필가로서 무인정권을 보좌하며 무인정권에 봉사한 입신출세주의자이자 보신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 사람”이라고 네이버에 소개되어있다. 음수사원(飲水思源 : 물을 마실 때 근원을 생각한다)을 떠올리며 더 이상 글을 찾아볼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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