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시민운동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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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시민운동이 없다
  • 송진선
  • 승인 2003.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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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발전의 한 축이 되고 있는 시민운동이 지역마다 크게 활성화돼 지역을 건전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 시민운동은 이제 단순히 사회 발전의 보조적 지위를 넘어서 그 주도적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지역사회 단위에서의 시민운동은 더욱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누구나 입에 달고 있는 것이지만 우리지역의 시민운동은 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군내 시민단체라고 불릴만한 단체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미미하다. 진정으로 지역의 현안을 고민하고 함께 해결해 나가기 위한 조직이 없다는 의미이다. 인근 옥천군만 해도 시민 단체의 활동이 왕성하다. 시민단체들의 활동을 열거해보면 그들의 활약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옥천군이 수영장 없이 공사를 착공하자 “군민을 위한 체육센터 인데 중심에 행정의 논리만 있고 주민은 완전히 배제되어 있다”는 문제제기와 함께 주민들의 여론을 모아내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교육행정 정보 시스템(NEIS)이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며 대련을 위한 시민연대까지 구성된 상태다.

옥천 환경사랑모임은 단순히 쓰레기를 줍는 자연보호 운동의 차원에서 벗어나 군의 환경 정책과 주민들의 환경의식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안티조선 운동인 옥천 물총의 활약상은 전국적으로 알려져 조선일보 바로보기 운동과 관련한 전국 집회가 옥천에서 열리는 등 주도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옥천 민예총은 청마 장승 깎기, 차없는 길거리 축제, 찾아가는 미술관 운영 등 주민에게 다가가는 지역문화활동으로도 이름을 얻고 있다.

너무 폐쇄적이며 매사에 수동적인 보은군 주민들의 군민성으로 차이가 분명히 있을 수 있으나 보은군과 옥천군의 시민운동의 차이가 너무 크다. 보은군은 명함갖기 위한 단체만 존재하는 느낌이 짙다. 단체의 회원이라는 것 하나에 만족해 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보은군 만큼 사람들이 많은 조직에 속해 있는 경우도 드물다.
전국적 혹은 세계적 규모의 사회봉사단체들은 그 지부나 지회가 없는게 없을 정도로 많다. 거기에다 ○○ 친목회, 동창회, 관변단체, 사회봉사 단체 등 한 사람이 서너개의 모임에 속해 있는 경우는 다반사이다.

그러나 지역현안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의미에서의 시민단체는 없다. 그러니 자기발전을 물론 지역발전도 얻기가 힘들다. 지난해 보은을 사랑하는 모임이 조직됐으나 조직만 되어 있을 뿐 활동이 없다. 섣부른 판단인지 모르지만 늘 시작은 화려하고 거창하지만 결과물 하나 생산해내지 못하는 단체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보은군을 바꾸는 힘은 시민운동에서 나와야 한다. 그 형태와 내용은 다양할수록 좋다.

지역의 구체적인 현안과 목적을 위해 시민단체가 조직되고 시민들의 힘이 모아질 때 우리 지역은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지역 현안 중의 하나인 군민 체육센터 건립 문제도 사실은 이런저런 구설만 많다. 시민운동에 의존해서는 안되지만 진정한 시민단체가 있다면 벌써 무엇이 문제점이고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고민하는 자리도 만들어 매듭을 풀었을지도 모른다. 진정한 시민운동이 없다는 것이 인근 옥천군의 움직임을 볼 때 더욱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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