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여성백일장 시부문 장원 수상한 김철순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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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여성백일장 시부문 장원 수상한 김철순 씨
  • 송진선
  • 승인 1991.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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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배워야 한다는 의지로 갈고닦은 필봉
지난 달 26일 충북 여성백일장에서 시부문 장원을 수상한 김철순씨(37. 마로 관기)는 "시의 지평이 넓지도 않고 대회 참여경험도 별로 없이 단지 글쓰기를 좋아해 참가했는데 이같은 상을 받게 돼 정말 기쁘다."며 수상수감을 밝힌다. 김철순씨가 도 여성백일장과 인연을 맺은 것인 지난 89년부터- 많이 배우질 못해 아무것도 못쓰면 어떻게 하나라는 두근거리는 가슴과 걱정에 찬 머리를 식히며 처음 참가했던 그 대회에서 시부문 차상을 받아 용기를 얻고 다음해 90년 장원에 도전했으나 낙선, 올해 또다시 도전한 것이 장원 급제를 하게 된 것이다.

마로면 소여리가 고향인 김철순씨는 뒷마당 장독대밑에 핀 난초꽃을 보고 눈물 흘렸던 소녀시절과, 어렸을 때 외할머니의 무릎을 배고 듣던 옛날 이야기, 아무리 바빠도 엉덩이까지 오는 머리를 항상 곱게 빗질해 주시던 아버님의 사랑, 이 모든 것들이 불혹에 가까운 그에게 많은 시적 정서를 일깨워주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글은 저녁연기 피어오르는 해질녘 평온한 농촌마을을 연상시켜 읽는이로 하여금 고향으로 달려가고픈 편안함을 불러일으킨다. 처음엔 수필을 쓰다가 문장의 깊이가 느껴지는 시가 좋아 시작(詩作)에 전념하기 시작했다는 김철순씨는 "작년 어느 백일장에서 중학교 국어 선생님이라는 참가자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나중에 결과를 발표할 때 보니까 그 선생님의 이름이 빠져 있었다."며 "그때 비로소 그보다 학력이 짧은 내가 상을 탔으니 나도 하면 되겠구나 라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그동안 숨어서 한올한올 엮어온 노력이 이제는 도내 으뜸이라는 결실을 맺게돼 못배운 한을 조금이나마 풀었다고 덧붙인다.

김철순씨에게는 지금 하고싶은 일이 너무 많다. 그중 하나가 전국 백일장에 참가하는 것이다. 그러기위해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고 사물을 보고 느끼려고 노력하며 그 모든 것을 자신의 시속에 승화시키기 위해 대단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다. 특히 책읽는 시간에 투자하는 그의 노력은 대단하다. 그것도 한꺼번에 다 읽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읽은 글을 잊어버릴까봐 조금씩만 읽으면서 장면을 연상하고 그것을 응용하여 꼭 자기것으로 소화해내고 만다.

보은군 여성백일장에서, 각종 독후감공모에서, 기타 백일장에서 그가 거둬들이는 수확은 공부잘하는 아들과 경쟁이라도 하는 듯이 보인다. 항상 배워야 한다는 의지가 그의 필봉을 받쳐주고. 옥은 갈고닦지 않으면 좋은 빛을 발할 수 없다는 신념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산다.

여자들이 시집가면 자기를 잃는 것이 안타까와 친구들에게도 고학력의 자녀들과 이 다음에 대화라도 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자기를 위한 시간을 가져 책을 읽으라고 권장하고 있다는 김철순씨는 자신도 기회가 주어지면 좀더 교육을 받아 시의 정도(正道)를 알고 글을 쓰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라고. '저자 심철순'이라고 인쇄된 시집발간을 꿈꾸며, 오늘도 열심히 시작(詩作)에 전념하는 김철순씨는 부군 한영환 씨와의 사이에 1남2녀를 두고 있다.


<금주에 만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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