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갑진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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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갑진년
  • 최동철
  • 승인 2023.12.28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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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네 번만 자고 나면 2024년 새해다. 단기로는 4357년이 된다. 동양 문화권에서 연호로 사용되는 육십갑자로는 ‘갑진(甲辰)년’이며, 진은 용을 의미하므로 ‘청룡의 해’이다. 용은 힘과 권위, 행운을 상징하므로 새해는 새로운 시작과 발전으로 힘과 권위가 강해지는 해가 될 것 같다.

 나라의 미래가 달린 제22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이 새해 4월 10일 지정되어있다. 선거전은 이미 진행 중이다. 이번 총선은 특히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도 가지고 있다. 여야의 승부 결과에 따라 국정 운영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어서 국운이 걸린 선거라 할 수 있다. 

 60년 터울의 갑진년 역대 역사를 돌이켜보아도 새해와 같은 국운이 걸린 중차대한 큰 사건들이 있었다. 1904년 갑진년에 일제는 대한제국을 지배하려 그해 2월 서울에 멋대로 일본군사를 주둔시켰다. 일제에 의해 러일 전쟁이 발발했고 대한제국은 중립을 선언했다.

 하지만 일제는 이 선언을 무시하고 2월 23일, 한일 의정서를 체결했다. 이 의정서는 일제가 대한제국의 내정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1904년 갑진년은 우리 한민족에 있어 치욕의 한 해였다. 그해 영국은 티베트를 침공했고, 프랑스는 모로코를 식민지 삼았다.

 1964년 갑진년도 국운을 건 국사가 있었다. 대한민국 국군의 첫 해외파병으로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 당시 5.16 군사 쿠데타 이후의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베트남 전쟁이 본격화되고, 쿠바 미사일 위기가 발생하는 등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사건들이 발생한 해였다. 결과적으로 월남파병은 외화획득으로 인한 경제발전과 군사기술 및 군 장비 등의 현대화에 이바지했다.

 국가 간 조약상의 의무에서 비롯된 것도 아니었고 단지 자유우방에 대한 신의라는 명분에 타국의 전쟁에서 피를 흘렸다. 심지어 미국의 용병이라는 비아냥도 들으면서 말이다. 어쨌든 그 대가로 경제기초를 다진 지 60년째인 새해 갑진년이다. 이제 한국은 문턱 넘은 선진국으로 꼽힌다. 다만 답지 않게 경제 파탄으로 민생위기를 맞고 있는 이들이 너무 많다는 문제가 있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에 있다. 해외에는 없고 한국에만 있는 전세보증금을 가계부채에 포함하면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21년 말 기준 156.8%로 높아져 스위스(131.6%)를 제치고 압도적인 세계 1위가 된다. 또한, 노인빈곤율도 세계 1위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라고 자찬하지만, 복지 수준은 아직 형편없는 실정이다. 

 국민 절반이 소득 절반을 빚 갚는 데 쓰고 있다. 생계유지를 위해 일하는 노인도 세계 1위로 가장 많다. 많은 국민이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고, 배고픈 노인도 많다. 새해 갑진년의 중대사 총선에선 “경제와 민생 그리고 복지 좀 제대로 챙겨라”라는 채찍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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