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회 돛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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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회 돛 달았다!
  • 보은신문
  • 승인 1991.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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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3만4천2백39명중 2만3천9백86명투표 군민관심 커…투표율 73.4%
30년만에 부활된 풀뿌리 민주주의의 첫걸음인 기초의회 의원 선거가 3월 26일 오전 7시를 시작으로 군내 51개 투표구에서 오후 6시까지 일제히 치러져, 읍·면을 대표해 주민의사를 대변할 군의원이 확정되었다. 읍·면별 일정에 따라 각 유세장에서 지역 현안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지역발전을 위한 봉사자로서의 맹세를 다짐하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던 후보자들은,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25일까지 자신의 선거운동원, 문중, 동창회, 기타 사조직 등의 가용인력을 총동원한 선거전략을 펼치며 고정표 확보는 물론 이탈표를 방지하고 부동표 확보에 최선을 다해오다, 26일 유권자들의 신성한 투표권 행사로 당락이 결정됐다.

전국적으로는 후보자의 대부분이 유권자의 기대에 못미치는 등 선택의 기회가 극히 제한되었고, 잇따른 후보사퇴, 선거법의 엄격한 적용 등으로 인해 썰렁한 유세장 분위기를 조성했었다. 이와는 달리 우리 군내에서는 많은 유권자들이 선거유세현장에 참석했고 선거막바지에 임박해서는 후보자들간의 뜨거운 경합으로 군 전체가 들썩거리기도 했다. 투표당일인 26일에는 높은 투표율을 보여줘 '풀뿌리 민주주의'의 초석을 다질 읍·면 대표를 뽑는 우리군 선거의 열기는 드높았다.

지난 13대 국회의원 선거때 유권자 4만3천8백74명중 3만7천6백명이 투표, 85.7%의 투표율을 보인 것과는 달리 이번 기초의회의원 선거에서는 유권자 3만4천2백39명중에서 2만3천9백86명이 투표, 73.4%의 투표율을 보였다. 군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기권자를 줄이고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가두방송을 통해 투표참여를 유도,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씨임에도 유권자를 태운 경운기의 행렬이 줄을 이었다. 후보자들간에 백중세를 보였던 어느 선거구에서는 '세 불리'를 만회하기 위한 후보자들의 안간힘이 투표장 밖에서 은연중 이루어졌다.

투표소로 향하는 유권자들에게 고개숙여 인사하거나, 투표장이 마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의 유권자에게 각종 편의를 도모해 주는 등 갖가지 형태의 표지키기와 부동표 잡기에 최후의 총력전을 펼쳐, 막바지 선거의 열기를 더하기도. 한편, 외속리면 제3투표구에서는 조월례씨(58. 외속 장재)가 오전 6시 40분부터 투표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다 첫 번째로 투표를 마쳤고, 또한 마로면 제1투표구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노모 김두희씨(89. 마로 관기)를 모시고 전가족이 봉고차를 동원, 투표장에 나타나 주위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한 보은읍 제2투표구에서는 손봉도씨(63. 보은 삼산)가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가운데 투표권을 행사했으며, 내속리면 제4투표구에서는 민상기씨(30. 내속사내3)가 할머니 김순녀씨(78)와 맹인인 부친 민병천씨(50)를 부축하고 투표장에 나와 칭송을 받기도 각 읍·면 선거구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인 곳은 회남면으로 선거 유권자 9백94명중 8백32명이 투표해 83.7%의 투표율을 보였고, 가장 저조한 투표율을 보인 곳은 보은읍으로 유권자 1만3천35명중 8천6백76명이 주권을 행사해 66.6%의 투표율을 보였다.

전국적인 투표율을 55.03%보다 높은 73.4%의 투표율을 보인 가운데 26일 오후 6시를 기해 투표가 순조롭게 마무리 되자, 개표 장소인 군청 대회의실 주변에는 군의원 후보 선거요원들이 몰려 개표를 기다리며 어느 후보가 당선될 것인가를 미리 점쳐보는 등 초조한 시간을 보냈다. 화창했던 날씨가 급변하면서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읍·면 투표함들이 7시를 전후해 속속 도착하였다. 개표에 앞서 보은군 선거관리 위원회 백창훈 위원장으로부터 무투표 선거구인 내북면 방창우씨와 수한면 이영복씨의 당선이 발표됐고 이어서 부재자 투표함부터 개표를 시작했다.

국내 각 읍·면 부재유권자 1천4백9명 가운데 1천1백41명이 주권을 행사해 80.9%의 투표율을 보인 가운데 개표를 시작, 개표장소에 도착된 각 읍·면별 순서대로 투표함을 개봉하여 개표에 착수했다. 개표요원은 군내 초·중·고 교사 46명과 군청 공무원 23명, 등기소 직원 1명, 총 70명이 개표작업에 임하는 가운데 제일먼저 외속리면 투표함부터 개표에 들어갔다. 각 선거구별 개표가 마감될 때마다 당선자가 판명되자, 여관이나 식당에서 당락을 기다리던 군의원 당선자들은 함께 경합을 벌였던 낙선자를 위로하며 분열과 갈등을 해소하고 지역발전을 위해 다같이 힘쓰자고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반면 낙선자들은 민의(民意)에 깨끗이 승복, 당선자에게 축하전화와 축하전문을 보내는 등 화합의 분위기를 연출, 주위의 박수를 받기도. 최다득표로 보은읍에서 당선된 박해종씨는 27일 아침부터 유권자들을 찾아다니며 인사를 하느라 분주, 낙선자 라광연씨도지지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다니다 당선자와 마주치자 악수를 나누며 서로 격려와 위로의 인사를 전해 주민들을 흐뭇하게 했다. 탄부면에서 당선된 유병국씨는 27일 새벽 부인과 함께 낙선자인 이기진, 심선보씨 자택을 찾아가 "선·후배님께 여러 가지로 죄송하게 되었다" 며 "앞으로 지역발전에 대해 함께 상의하고 더욱 열심히 노력해서 두분에게 누를 끼치지 않겠다" 고 인사.

이기진씨는 "입후보한 입장에서는 너나없이 같은 입장인데 패자는 깨끗이 승복하여 이제는적극 후원하는 길만이 남았다" 고 격려하기도. 이와같이 당선자와 낙선자들은 당낙(當落)의 결정 여부를 떠나 그동안 성원을 보내준 유권자들을 찾아다니며 인사를 나누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한편 27일 새벽 3시 11분 11개 읍·면 각 부락과 상가에 배포하였고, 이를 받아본 주민들은 일할만한 사람이 당선되었다며 각 읍·면 군의원 당선자가 게재된 보은신문 호외를 유심히 살펴 보기도.

오번 개표 결과 최다 득표율은 2천3백7명의 유권자중 1천3백96표로 60.5%의 득표를 한 내속리면 박홍식씨가 기록했고 최다 득표수는 유권자 8천6백76명중 3천6백73표를 얻은 박해종씨로 나타났다. 한편 내속리면 당선자 박홍식시는 차점자와 931표의 큰 차이로 압승을 거뒀고, 회북면의 우쾌명 당선자와 송순상 차점자는 27표의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결정, 치열한 경합을 벌여 화제 당선된 군의원의 연령분포는 40대 5명, 50대 5명, 60대 2명이고 최연소자는 이영복씨(40), 최고령자는 서병기씨(67)로 밝혀졌다.

직업별 분포는 농업 7명, 상업 2명, 노축업 1명, 사설우체국장 2명으로 나타났다. 학력은 국졸 2명, 중졸 4명, 고졸 5명, 대학중퇴 1명으로 나타났고, 정당관계는 여당 4명, 친여당 6명, 친야당 1명으로 여당계열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 이제 30년만에 부활된 풀뿌리 민주주의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힘쓸 12명의 군의원이 우리들의 손에 의해 선정되었다.

비록 당선자가 본인이 선택한 후보자가 아니라 할지라도 읍·면을 대표해 군 발전을 위해 힘쓸 군의원들을 적극 후원, 우리들의 의견을 군정에 반영하고 '살기좋은 보은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격려와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와 아울러 당선자들도 지역 주민을 대표한 일꾼임을 명심하여 주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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