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서릿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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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 서릿발 
  • 최동철
  • 승인 2023.10.1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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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과 밤의 기온 일교차가 큰 요즘이다. 해 떨어지면 찬바람도 부는 등 쌀쌀하다. 여름복장의 체감온도로는 추위도 느껴진다. 중부내륙의 중심인 보은군은 새벽과 낮 기온차가 10도정도 오르내린다. 속리산 주변 등 고지대 산골마을에는 이미 첫서리도 내렸다.

 서리는 대기 중의 수증기가 지표면이나 물체 표면에 얼어붙은 현상이다. 특히 땅속의 물이 얼어 기둥 모양으로 힘차게 솟아오른 것을 ‘서릿발’이라한다. 그래서 헌법과 법률의 원칙대로 공명정대하게 준엄하고 매서운 기운으로 처리하는 행위를 “추상같이” “서릿발처럼”이라한다.
 
 여하튼 서리가 내리기 위해서는 대기 중의 수증기가 얼 수 있을 만큼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야 한다. 습도는 높아야 하고 바람은 잠잠해야 한다. 이 조건에서 지표면이 태양열을 받지 못하는 밤이 되면 공기 중의 수증기가 응결되어 서리가 내리게 된다.

 서리는 다양한 모양을 가진다. 가장 흔한 형태는 작은 결정이 모여서 이루어진 털 모양의 서리다. 이외에도 바늘 모양, 새털 모양, 부채 모양 등 다양한 형태의 서리가 있다. 쪼그려 앉아 가까이서 바라보면 아름다운 자연 현상의 신비로움을 체감할 수 있다.  

 당나라 시인 이백도 초가을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를 많이 남겼다. 그 중 서리 낀 단풍을 아름답게 묘사한 시 한 편이 있다. ‘서리 앉은 단풍잎이 이월의 꽃보다 붉다./ 오랜 친구가 황학루와 작별하고 서쪽으로 떠난다./ 돛대는 푸른 하늘 저 멀리 그림자처럼 사라지고/ 수평선에는 장강(長江)이 흐르는 것만 보인다.‘   

 이백, 두보, 왕유와 더불어 당나라 4대 시인 중 한 명인 백낙천(백거이)도 초가을을 노래한 ‘추흥팔수’란 시 한편이 있다. ‘가을바람이 소슬하고 날씨가 차갑다./ 초목이 흔들리고 이슬은 서리가 된다./ 강변 단풍과 고기잡이배는 잠 못 들며/ 가을바람이 일찍 차가워질까 두렵다.’

 각설하고, 초가을 서리가 내릴 때인 요즘을 이름하여 ‘환절기’라 한다. 노인들과 어린이들은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할 절기인 것이다. 특히 신체기능이 저하되어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진 노인세대일수록 환절기엔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몸을 따뜻하게 보호해야 한다. 노인은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져 있어 추위에 쉽게 노출된다. 그래도 과도한 난방은 피하고, 20~22도 정도로 실내온도를 유지하는 게 좋다. 균형 잡힌 식사와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일주일에 3~4회, 30분 이상의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들은 감기, 독감, 폐렴, 코로나19, 뇌졸중, 심장병 등 감염성 질환과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서릿발 내리는 초가을에는 다소 귀찮고 힘들더라도 건강관리 방법을 꼭 실천하는 꾸준함만이 환절기를 보내는 노년의 지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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