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내 오지 출토근자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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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 오지 출토근자 많아
  • 송진선
  • 승인 1991.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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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문제, 마이카 붐, 편리한 교통이 원인
외지 출퇴근자가 증가하면서 지역경제의 발전저해는 물론 지역현안 파악에도 거주민에 비해 뒤떨어지는 것으로 지적돼 지자제 실시를 앞두고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문제로 제기된 외지 출퇴근자의 근본적인 증가를 가져온 것은 도로교통의 원활한 소통과 마이카 붐, 그리고 자녀교육 문제로 인한 이주를 들 수가 있다.

교통이 발달하지 못했던 70년대 까지만 해도 외지에서의 출퇴근은 거의 상상도 못할 일이었고 발령지에서 자취나 하숙, 아니면 아예 이사를 와서 다니는 형편이었다. 이것은 일반공무원과 교육공무원, 경찰등의 자녀들이 학교를 여러곳 옮겨 다닌 것을 보아 쉽게 알 수 있다. 이들은 적게는 대여섯 곳, 많게는 열곳이상의 학교를 전학한 후에야 비로소 학교를 마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나 요즈음 이런 현상은 보기드물고 대개가 근무지나 주거지가 따로 구분되어 있다. 유력한 소식통에 의하면 군내 청주 보은간 오지 출퇴근자는 약 4백50여명, 대전 보은간은 약 50에서 80여명정도로 추산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 외지 출퇴근자의 90%가량이 교사이고 나머지 10%정도는 일반공무원 및 준공무원, 회사원등이다. 이용차랸 또한 약 2백여명이 시외버스를 이용하고 나머지는 자가용 승용차와 봉고차량을 이용하고 있다.

특히 봉고차의 경우는 몇 명이 서로 각출해서 봉고차를 세내어 출퇴근 차량으로 이용하고 있다. 출퇴근용으로 이용하고 있는 봉고차 자가용영업은 불법으로 정해져있고 또한 만약의 경우 봉고차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이용자들은 보험 수혜를 받지 못하는 형편에 있다. 그런가하면 봉고차 자가용영업의 성황은 적게는 시외버스 회사의 적자에도 이해를 함께 하고 있어 현재와 같이 버스업계의 적자가 계속 누적될 경우 어쩌면 그들이 원인규명의 화살을 봉고차 자가용 영업자에게로 돌릴 소지가 높다는 우려도 주민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들의 출퇴근시 청주-마로면 적암리까지에 해당하는 72㎞의 편도 1차선에서 걸리는 시간은 적어도 2시간, 청주-보은간 53㎞, 청주-회인, 회남간 42㎞, 청주-삼승 원남간 도로 60.1㎞는 넉넉잡아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장거리인데 이 경우 보통 왕복 3시간 가량을 예상하면, 교사들의 경우 피로가 쌓여 아이들을 가르치기에 무리가 따를 것이라는게 주민들의 지적이다.

또한 외지 출퇴근자들은 퇴근시간에 맞춰 서둘러 일을 마치기 때문에 업무처리를 채 끝내지 못하는 등 타인에게 불편을 끼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한편 외지 출토근자중 대부분이 교사들인 관계로 학부모들의 입장은 매우 강경하다. 그들의 의견은 출퇴근 시간에 쫓긴 열의부족과 교외 생활지도, 학생보충 수업의 불성실성을 들고 있다. 교사외의 상인들이나 공무원등에 대해서도 결국은 보은에서 돈을 벌어 외지에서 쓰니까 지역의 경제적 발전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견해이다.

보은읍내 모국민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이모씨(32)는 "아이의 담임 선생님이 청주에서 출퇴근하다 보니까 아이문제로 선생님과 상담을 하려면 꼭 정규 학과 시간에 학교를 찾아가야만 하고 그러다 보니까 선생님과의 사이도 의무적일 수 밖에 없다"며 "보은에 거주한다면 방과후에라도 만나 넉넉하게 집압 얘기도 하면서 쉽게 상담이 이뤄지는데, 퇴근시간만 되면 차 놓칠까봐 허둥지둥 서두르는 것을 볼 때 매우 직업적이고 전혀 모르는 사람같이 느껴질 때가 많다"고 말하고 외지 출퇴근을 하더라도 직업인으로서의 교사보다는 2세를 가르치는 사명감 있는 선생님으로서 자세로 바로 해주었으면 한다고 바램을 말한다.

또 한 주민은 보충수업에 대해 "보은과 타 시 지역 학생들이 똑같이 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장거리를 출퇴근하는 교사들은 아무리 열의를 가지고 있다해도 퇴근시간에 쫓기다보면 제대로 보충수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며 "보충수업을 시켜도 마음은 역시 불안하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청소년들의 비행이 사회문제로 대두될 만큼 심각해진 지금, 외지 출퇴근교사가 거의 전부라해도 과언이 아닌 군내 초·중·고등학교의 경우는 교외 생활지도에 있어서 맹점을 보일 수 밖에 없다.

그것은 생활주거지가 따로 있어 방과후 교외생활지도에 나설만한 교사가 부족한 상태여서 몇몇 군내 거주지 교사들이나 숙직교사들의 어깨에 막중한 책임이 지워지고 있는 형편인 것이다. 이것은 90년 보은군 범죄발생건수 7백4건중 청소년 범죄건수가 92건으로 13%를 차지하고 있고 구속된 경우도 16건이나 되는 것을 볼 때, 청소년들에 대한 교외 생활지도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하겠다.

이외에 일반공무원의 경우도 외지 출퇴근으로 오는 문제는 마찬가지이다. 지난해 12월25일경에 내린 폭설과 1월7일경에 내린 폭설은 혹한과 더불어 도로를 빙판으로 만들면서 오지 출퇴근 공무원들의 결근소동이 빚어졌다. 마침 군청에 볼일이 있어 갔던 한 민원인은 담당자가 폭설로 출근하지 못했다는 소리를 듣고는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으로서 보은에 직장이 있으면 보은에 거주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청주에서 출퇴근하고 있는 한 공무원은 이에 대해 "외지에서 출퇴근 하고 있는 것은 어쨌든 문명의 혜택을 누리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주거지에서 직장까지 걸리는 시간이 1시간이 넘는 곳이 허다한 서울시내와 비교할 때 청주와 보은간은 넉넉잡아 1시간이면 되니 출퇴근이 가증한 지역이라고 본다"며 "문화적인 생활, 아이들의 교육문제를 생각해 봐도 어쩔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한다.

이밖에 군내에서 소점포를 운영하면서 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소위 보은에서 돈벌어서 외지에 나가 쓰니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보은군은 출퇴근하기 좋은 지역이라고 소문난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보은군으로 발령을 받으면 자취나 하숙 등의 보은 거주보다는 외지에서의 출퇴근 방법을 선호하는 지도 모른다. 그것은 '조금만 근무하면 나는 가야 되니까', '몇 년 근무하다 전근가면 되니까'하는 안일한 사고방식을 불러오기도 한다.

어느 주민의 말처럼 보은을 잘 알고 있거나 보은에 거주, 또는 출신인을 군내에 배치하여 외지 출퇴근 자를 줄여나가야 할지도 모른다. 지자제 실시를 코앞에 두고 있는 지금, 우리지역 발전을 위해서 우리지역 내에서 근무하는 모든 직장인은 일치 단결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지 출퇴근자는 그들 나름대로 오지 출퇴근으로 타인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매 시간 시간을 더욱 성실한 자세로 일에 임해야 할 것이고, 주민은 주민 나름대로 외지 출퇴근자를 비난하고 탓하기만 할게 아니라 그들도 우리 군민일 수 있다는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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