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 피해·화제사건 잇다르고 10여마리의 소가 죽어나가
지난 2월3일 오후 3시경 보은읍 성족리(이장 김충식)에 사는 원영호씨(45) 집에 매어놓은 개 2마리가 죽고 다음날 오후 6시경에는 출산 한달을 앞둔 3년생 암소가 쓰러져 갑자기 죽었다. 또한 같은 마을 김기환씨(65)집의 새끼밴 3년생 암소도 역시 같은 날 같은 증세로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사건으로 성족리 마을주민들은 10여년전부터 마을내에 일어났던 불가사의한 일들을 떠올리며 다시금 불안감으로 술렁이기 시작했고 마을 인심은 흉흉해졌다. 성족리에 음습한 기운이 돌기 시작한 것은 지난 82년부터 22호가 살고있는 성족리에서는 참깨, 담배, 고추의 순을 모조리 잘라버리는 일이 일어나 수년간 농작물 피해가 잇달았고, 이어 2건의 방화사건이 발생하였지만 범인을 못잡고 미궁에 빠진 가운데 지난 87년에는 세 마리, 88년에는 8마리의 소가 까닭없이 죽어나가 주민들이 이에대한 명확한 수사를 요청하였지만 결과는 협기성 세균 중독증이라는 통지서와 축협에서 조는 일반가축공제비 얼마를 받았을 뿐이다.
10여년간 계속되면서 미궁에 빠져있는 이들 사건의 해결을 위해 경찰에서도 나름대로 집중 잠복근무를 실시하는 등 열의를 보여왔고 마을내에서도 청년회원을 비롯한 주민들이 자체방범을 펼쳐왔다. 이 때문인지 지난 89년과 90년에는 아무런 사건도 발생하지 않아 안심했었는데, 구정을 앞두고 다시 2년여만에 같은 사건이 발생, 경찰과 주민들을 긴장과 불안속에 빠트린 것이다. 원영호씨나 김기환씨는 이번으로 세 번째 소를 잃은 셈이다.
더구나 원씨나 김씨는 2종 영세민으로서 면에서 나온 소를 키워 그 새끼를 낳아주면 어미소를 가 질 수 있게 되어있는데, 출산 한달을 앞두고 이같이 큰 낭패를 당해 주민들의 안타까움은 더욱 크다. 이미 죽은 원영호씨의 소는 폐사처분하여 매장하였는데, 축협에서는 소정의 일반가축공제비 30만원을 지급키로 했다. 소가 죽거나 작물피해를 당한집이 계속해서 피해를 입자, 원한관계가 아니냐는 생각에서 경찰은 지난 88년 외지에 사는 용의자 김모씨를 구속 수사하였지만 그동안에도 작물피해와 화재사건을 잇달아, 김씨를 석방, 사건은 더욱 미궁속으로 빠져들었다.
한편 경찰에서는 죽은 소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수사연구소와 영동축산물시험소에 검사를 의뢰했다. 독극물취금소 주변 파악 등 다각적인 수사를 펼치고 있는 경찰은, 의뢰한 최종검사결과가 나오면 수사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하며, 지난 10년간 일어난 사건과의 관련여부에도 수사력을 확대, 경찰력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산세가 나쁘다, 마을 이름을 바꾸어야 한다는 여론까지 일고 있는 가운데, 10여년간 미궁속에 빠져있는 사건의 해걸에 주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저작권자 © 보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