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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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 이장열 (사)한국전통문화진흥원 이사장
  • 승인 2023.06.0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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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님은 먼 곳에” 등으로 1970년대를 풍미했던 대중가수 김추자의 노래에 “거짓말이야”하는 곡이 있다.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사랑도 거짓말, 웃음도 거짓말, …” 하는 노래다. 한 남자에게 배신당한 감정을 구차한 동정심 따위나 유발하는 구슬픈 소리가 아닌 경쾌한 리듬으로 재기하는 모습에서 절망 같은 것은 없었던 것이 매력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는 한 남자의 거짓말에 배신당한 것이지만 전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는 이들이 요즘 정치인들이다. 그러면서 “나는 ‘평생’ 거짓말을 모르고 살아왔다. 이전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도…” 뭐 이런 소리로 또 다시 ‘평생’거짓말을 한다. 한번 뱉은 거짓말을 진실로 위장하기 위해서 또 다른 거짓말로 포장을 한다.
이렇게 거짓말의 악순환은 다람쥐 쳇바퀴 돌듯 계속된다. 거짓말쟁이들의 목적은 상대방을 속여서 재산적,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는 속셈에 있다. 내 주위에도 가까운 친척이나 친구의 거짓말에 속아서 재산을 몽땅 사기당하고 거지신세가 된 이들을 많이 보고 있다. 모두들 그가 거짓말을 하리라고는 꿈에도 상상 못했다고 말했다. 목적을 위한 완벽한 거짓말의 성공이었다.
일반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우선 외형적으로 ‘척’하기를 잘한다. 옷과 장신구도 고급명품으로 치장을 하고 돈이 많은 갑부인 ‘척’한다. 설마 돈 많은 부자가 내 돈을 떼먹기야 할까? 하면서 반신반의 돈을 빌려주고 한ㆍ두달 이자를 받아먹고는 원금마저 떼이고 만다. 처음 돈을 빌릴 때는 소액을, 신의를 얻은 후 차츰 액수를 늘려서 큰돈을 빌리는 수법이다. 큰 거짓말쟁이는 이왕 하는 거짓말, ‘엄청난 거짓말’을 한다고 한다. 거짓말사기가 생활화되어있는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자들은 참말처럼 믿게 하려거든 반복해서 거짓말을 하라고 교육한단다. “거짓말도 100번을 반복해서 하면 진짜가 되어버린다”는 것이 그들의 수법이라고 탈북자들은 말한다.
거짓말 이야기가 나왔으니 우스운 얘기 하나 덧붙인다. 중남미 사람들은 순간적인 미안함을 면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다. 길을 가다가 현지인에게 길을 물을 때는 반드시 세 사람에게 물어보고 두 사람이 같은 방향을 말할 때 그 방향으로 가라고 조언해 준다. 길을 물은 사람에게 “모른다”는 말을 하기가 미안해서 거짓말을 해버리는 것이다. 자기가 길을 몰라서 도와주지 못하는 순간적인 미안함을 면하기 위해서 자기가 모르는 길도 잘 가르쳐 주는 친절함이 그들에게 있다. 그들은 자기 말을 그대로 믿고 멀리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이방인들의 고통은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로 처음 그곳에 갔을 때 미리 와있던 유학생과 같이 길을 걷다가 현지인에게 “○○○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아십니까?”라고 길을 물었는데 친절한(?) 그 젊은 여자는 안다면서 순간적으로 이쪽저쪽을 살피는 것이었다. 친구는 순간적으로 “저 여자 길 모르는 사람이다”라면서 말이 나오기 전에 바로 감사인사하고 그 자리를 뜬 일도 있다. 그 사람들은 뭐든지 외상으로 산다. 그리고 신의가 없어서 그 외상값을 받으려면 아마 한 일년은 고생해야 할 것이다.
인간관계는 서로의 믿음 위에서 성립한다. 거짓말은 그런 믿음을 뭉개버리는 독극물이다. 믿지 못할 자의 소리는 개 짖는 소리나 새가 지저귀는 소리와 다를 바 없다. 그것은 말이 아니라 단순한 소리일 뿐이다. 지금 도시 농촌 할 것 없이 도로에는 자동차 홍수로 교통지옥, TV와 라디오방송, 신문 등 메스컴에서는 정치권 인사들이 쏟아내는 거짓말 설사범벅과 억지부리기, 뒤집어 씌우기, 딴전피우기, 등 말의 지옥으로 변해가고 있다. 지속적인 거짓말 생산과, 뱉어놓은 거짓말을 다른 거짓말로 감추려는 소리들이 난무하고 있다. 거짓말은 사회를 마비시키는 양귀비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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