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효도와 자식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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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효도와 자식 사랑
  • 최동철
  • 승인 2023.05.0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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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5일)은 ‘제101회 어린이날’이고, 나흘째 되는 8일은 ‘제51회 어버이날’이다. 자식 사랑과 효도가 강조되는 날들이다. 물론 요즘이야 부모 효도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만큼 도 넘는 유별난 자식 사랑이 훨씬 크게 느껴지는 때이다.

 ‘아빠찬스’ ‘엄마찬스’라 회자되며 언론에 보도되는 지도층 인사들의 지나친 자식사랑에 돌을 던질 수 없을 만큼 세상은 변했다. 오히려 자식에게 그런 찬스를 만들어 주지 못한 부모로서의 자격지심에 부끄러움을 느껴야 하는 현실이 됐다.

 부성애(父性愛)라는 단어는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본능적인 사랑’을 뜻한다. 자연생태계에서 부성애의 대표적 생물체로는 ‘가시고기’를 꼽는다.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조창인 작가의 장편소설 ‘가시고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 베스트셀러였다.

 백혈병에 걸린 아들을 살리고자 간암말기인 주제에 신장을 떼어내 팔려했고, 결국 한쪽 눈의 각막을 팔아 수술비를 마련한다. 그리고 쓸쓸히 죽는다. 큰가시고기목에 속하는 수컷 가시고기의 일생도 그와 같다.

 수초가 많은 하천의 중류에 서식하는 가시고기의 산란기는 5~6월이다. 수컷은 수초 줄기의 아랫부분에 둥지를 지어 암컷을 유인해 알을 낳게 한다. 암컷은 알을 낳은 후 연어처럼 곧 바로 죽어버린다. 수컷은 몸 색깔이 검은색으로 변해가며 새끼가 깨어날 때까지 알을 돌본다. 

 새끼가 부화할 때쯤에는 체력이 고갈되어 둥지 밑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갓 태어난 치어 가시고기들은 아버지를 알아보지 못하고 죽은 수컷 가시고기를 뜯어 먹어 생존율을 높인다. 이 습성은 알을 낳고 신경도 쓰지 않는 다른 어류들과는 독보적이다.

 이밖에도 농어목 버들붕어과에 속하는 베타, 구라미와 고대어로 불리는 아로와나, 실고기과에 속하는 해수어인 해마 그리고 민물에 사는 수서곤충 물장군, 물자라 등도 부성애의 대표적 생물체들이다.

 이와 달리,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는 엄부자친(嚴父慈親)을 전통이라 여겼다. 아버지는 근엄하고 무섭고 가장 중시되는 존재였다. 귀한 음식은 자식보다 아버지가 우선이었다. 부성애는 ‘팔불출’이라했다. 반면 어머니는 자애롭고 자식을 감싸는 역할을 했다.

 헌데 요즘은 세태가 뒤죽박죽이다. ‘딸바보, 아들바보’라 불릴 만큼 ‘자식 바라기’ 노릇을 해야 비로소 자식사랑을 완성시킨 훌륭한 부모가 된다. 효도보다는 자식사랑이 우선이다. 자식에 짐이 안 되려 기러기 아빠들이 자꾸 생긴다. 병을 앓다 독거사해도 이젠 그러려니 한다.

 부모 효도와 자식 사랑 간 균형이 필요하다. 극단과 쏠림은 결코 발전적 사회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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