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들이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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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들이 예찬
  • 보은신문
  • 승인 2023.02.1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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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낼모레 글피면 24절기 중 두 번째 절기인 ‘우수(雨水)’다. 우수는 눈이 녹아서 비나 물이 된다는 날이니, 곧 추위가 물러간다는 뜻이다. 간혹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돋는 봄기운을 막지는 못한다는 때인 것이다. 그래서 ‘우수·경칩에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말도 생겼다.

 만물은 이제 겨울잠에서 깨어나 새해 따사로운 봄 햇살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한데 요즘 들려오는 세상사 소리에는 봄소식만 있는 건 아니다. 불쌍하고, 안타깝고, 경악스러운 모습들이 더해져 전해진다.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지진사태는 인류역사상 최악의 사망자와 수천만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은 일 년이 다되도록 끝날 줄 모른다. 우리나라 정치권은 민생문제는 제쳐둔 채 꼴불견의 여론전만 펼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는 여전히 지속중이다.

 이렇듯 정서적으로 피곤한 일상사에서 봄날처럼 변화를 주기위해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의 소확행(小確幸)을 실천했다. 동해안의 경북 영덕군 소재 칠보산을 네비게이션에 입력한 뒤, 속리산톨게이트에서 당진영덕 고속도로 영덕행 방향으로 진입했다.

 불과 2시간30여분 만에 새파란 동해가 보인다. 이른 봄이라 해변은 한적하지만 대게 철이라 영덕과 울진의 항구주변에선 ‘대게축제’가 한창이다. 다리마디가 대나무처럼 길게 생겼다 해서 대(竹)게다. 원종은 갈색을 띠고 이웃사촌인 홍게는 붉은색을 띤다. 

 칠보산에는 결이 곱고 단단하여 소나무 중 최고로 친다는 금강송 군락지가 있다. 애국가의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이라는 가사처럼 곧게 뻗은 금강송 등걸의 패인 무늬는 바람서리에도 불변하듯 그야말로 장엄하다. 그 기운을 내 몸에 받기위해 한껏 안아본다.

 이처럼 봄나들이는 방문지가 그저 공원, 산책로, 해변 등에 불과할지라도 미지의 영역으로 모험을 떠날 때의 감흥과 같이 설렘과 기대감을 준다. 호기심을 갖고, 자문하며, 봄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은 정말 마법과도 같은 일이다. 기분 전환과 활력을 동시에 받는다.

 이 외에도 봄나들이는 공동체 의식을 공유할 수 있다. 오랜만에 친구와 소풍을 가거나, 가족과 함께 캠핑을 하며 대화로 허심탄회 소통할 수 있다. 단순히 다른 사람들과 산행 등 즐거움만을 추구해도 소속감과 연대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봄의 나들이는 관계를 강화하고 새로운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어쨌든 봄은 갱신, 성장 및 새로운 시작의 계절이다. 의미 있는 나들이를 계획하고, 긍정적인 사람들과 함께 떠나보자.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과거의 후회 따위는 제쳐두자. 그저 따스한 봄 햇살을 만끽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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