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가려운곳 시원하게 긁어주는”
삼승면 달산2리(가습) 김용해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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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가려운곳 시원하게 긁어주는”
삼승면 달산2리(가습) 김용해 이장
  • 나기홍 기자
  • 승인 2022.10.2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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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벼베기가 한창이던 10월 22일, 삼승면 달산2구(가습)를 찾았다.
넓직한 집을 방문하니 전날 베어 건조기에 넣어 둔 벼를 받아 쌓느라 얼굴에 먼지를 뿌옇게 뒤집어쓴 이가 눈에 들어왔다.
 이 마을 이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용해(62) 이장이었다.
김 이장은 이 마을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고향마을을 지키며 살아왔다. 논농사, 사과 농사를 지으며 오직 가정과, 마을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렇게 바쁘게 살던 어느 날 가정을 가져야 할 나이가 훌쩍 지난 것을 발견하고는 스스로 깜짝 놀랐다. 
 명절인 설과 추석, 여름휴가면 아내와 아이들의 손을 잡고 고향을 찾아오는 타지에 나가 살아가고 있는 친구들의 모습에서 ‘아! 결혼이 늦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1992년 당시 김 이장의 나이 32살이었다.
결혼을 해야겠다는 각오를 한 김용해 이장은 여기저기 좋은 배우자를 수소문했다. 
김 이장이 배우자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은 주변에 알려졌고, 그의 능력을 인정하는 주변에서 이쁘고, 착하고, 성실한 한 사람을 소개했다.
그가 현재의 아내 박춘하(51)여사다. 눈에 쏙 들어왔다. 이쁘지, 착하지, 실력있지, 성실하지, 청혼을 받아주지 않으면 어떡하나 생각했는데, 당시 박춘하 아가씨도 김용해 노총각이 눈에 들어왔다. 
당시, 좋은 배우자를 찾기 위해 중국의 한인촌을 찾는 사람이 많았다.
박 여사의 고향이 길림성 광촌으로 이사람 저사람 소개가 있었으나 모두 외면했는데 김용해씨는 눈에 쏙 들어왔다. 결혼을 약속한 박춘하씨는 그 다음해인 1993년 보은에 들어와 결혼식을 갖고 김용해 이장과의 인생 2막을 시작했다.
그래서 얻은 애들이 은정(28) 은아(25)다. 아이들은 올바르게 잘 자랐고 모두 좋은 직장을 찾아 성실하게 일하고 있어 이제 사위 볼 날만 남았다.
 달산2구(가습)는 12년전인 2010년만 해도 45호에 110여명의 주민이 생활했으나 현재는 38세대 90여명으로 줄었지만 알콩달콩 정겹게 살아가고 있다.
9년전인 2013년 2월부터 이장을 맡아 이 마을을 이끌어온 김용해 이장은 마을발전과 화합에 공을 드렸다.
 팔순을 맞은 어르신이 있으면 마을이 주관해 잔치를 열었으며 매년 고령의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전국 곳곳으로 여행도 다녀왔다.
 이 소식을 접한 나가 있는 마을 사람들은 부모님 팔순이면 마을에 부탁해 해마다 팔순잔치를 갖고 있고, 김 이장의 친구인 박갑용((주)우일이엔지 대표)씨는 2017년, 고액을 기탁해 마을 주민들을 평생 가보지 못할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게 했다.
 그로 인해 당시 제주도를 다녀온 설복술(82)씨는 “그때 제주도에 가 본 것이 내생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며 “이장의 노력과 갑용이 동생의 협조가 없었으면 제주도는 한 번도 못 가보고 죽었을 껴~~”라며 고마워했다.
  김용해 이장은 마을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2019년에 1억50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35년이 넘은 마을회관을 새로 지어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제공했다.
 또, 20kw용량의 태양광발전시설을 갖춰 2023년부터는 한전으로부터 매년 200~300만원을 받을 수 있도록 마을수익 기반도 확보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마을 주민들의 말에 귀 기울여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것이다.
안밖으로 열심히 노력한 김용해 이장의 노력의 결과는 그 규모에서 나타난다.
처음 농사를 시작할 당시 2,000~3,000천평에 불과했던 농사거리가 지금은 벼농사 3만평에 사과 4,500평, 여기다 올해는 12,000평 면적에 콩을 심어 1억6~7천만 원의 수익을 예측하고 있다.
 김용해 이장은 “이것은 수익이고 순수익은 아니다.”며 “농약, 비료, 인건비, 농기계 등 차 떼고 포 떼고 나면 남는 것은 고작 3~4,000만원에 불과하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도 김 이장은 “밝은 곳이 있으면 그늘진 곳이 있고, 고통이 있으면 그 후에는 행복이 찾아오듯 건강하게 열심히 살다보면 좋은 날 오겠지 뭐”라며 화합과 소통이 최고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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