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김치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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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김치를 믿는다
  • 김옥란
  • 승인 2022.06.0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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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2일. ‘김치의 날’이다. 한국에서 2020년에 제정했다. 2020년 11월 22일이 첫 번째 ‘김치의 날’이었다. 외국 최초 ‘김치의 날’을 제정한 곳은 2021년 미국 캘리포니아州였다. 2022년 2월 미국 버지니아州, 2022년 5월 뉴욕州가 제정했다. 그리고, 2022년 6월 7일. 미국 워싱턴에서 ‘김치의 날’ 제정 결의안을 통과시킨다. 외국에서 네 번째 ‘김치의 날’이 만들어지는 순간이다.
나는 미국에 이민 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중학교 때 해본 적이 있다. 그 시대에 어떤 사람들은 자녀교육과 더 나은 삶을 위해 미국이민을 떠났다. 나는 ‘우리 부모님이 이민 가자고 한다면 김치 때문에 안된다고 할 거야. 김치 없이 어찌 살아.’라고 자문자답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웃음이 난다. 미국 가면 김치가 없을 줄 알았으니 얼마나 순진한가! 하지만 1970년대 중반인 그 시절에는 미국에서 김치 먹기가 어려웠다. 시큼하고 때론 꼬리꼬리한 냄새 때문에 욕을 먹기 일쑤였고, 비행기에 김치를 수송해가려면 포장을 잘해도 냄새가 새어나와 애썼다는 이야기는 심심찮게 들어왔다. 무시당하던 김치는 이제 미국과 전 세계에서 나날이 유명하다. ‘몸에 큰 도움을 주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김치의 유산균을 생각하니 엄마와 동치미가 떠오른다. 엄마는 노환으로 돌아가시기 전 몇 개월 동안 병원에 계셨다. 그 기간 엄마에게 위로와 힘을 준 음식은 ‘동치미’라는 김치였다. 노쇠하신 엄마는 계속 장염과 폐렴에 시달리셨다. 폐렴이 치료되면 장염이 오고 장염이 치료되면 폐렴이 오고를 반복했다. 그래서 엄마는 치료를 위해 계속 항생제를 달고 사셔야 했다. 독한 항생제 때문에 엄마는 음식을 못 잡수셨다. 속이 늘 울렁거리고 자꾸 토하며 몹시 고통스러워하셨다. 그때 엄마의 속을 달래주는 유일하고도 신묘한 음식이 ‘동치미’라는 김치였다. 잘 발효된 ‘동치미’는 엄마한테 몰핀보다 더한 안심을 드렸다. 나는 ‘동치미’가 눈물겹도록 고마웠다. 그때부터 나는 동치미가 명약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김치의 날 11월22일-은 김치의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법정 기념일이다. 김치 소재 하나하나(11월)가 어우러져 22가지(22일)의 효능을 나타낸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단다. 22가지뿐일까? ‘세계 5대 건강식품’에 속하는 김치에는 셀 수없이 많은 유익한 유산균, 식이섬유, 프로바이오틱스, 칼슘, 비타민 등등 좋은 성분과 효능이 있다. 김치는 좋은 물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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