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잎 새순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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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잎 새순처럼 ~
  • 김종례(문학인)
  • 승인 2022.03.3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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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가 막 태어나서 본능적으로 어머니의 젖을 빨아대듯이, 나무들의 실뿌리가 죽을힘을 다해 대지의 수분과 양분을 빨아들이는 요즘이다. 까꿍거리는 산수유 꽃망울과 실버들의 살랑대는 연둣빛 새순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새어나온다.‘아이들이 웃으면 세상이 행복하다’란 충북교육의 슬로건처럼, 아이들의 건강한 웃음소리 들리는 하늘아래 봄은 비로소 희망의 나래를 펼친다. 파격적인 확진자 증가도 무릅쓰고 살얼음 등교를 하였던 초긴장의 3월이었다. 2년을 훌쩍 넘은 잠식의 시간들을 아이들이 어찌 보냈는가에 따라서, 예기치 못했던 코로나 영웅들이 미래에 배출될 수 있다는 낙관론도 거론된다. 아이들이 하루빨리 코로나 덫에서 해방되어 체험학습 프로그램에 신나게 동참하는 봄이기를 바라며, 이 글을 적는다.
 ‘교육에 왕도는 없지만 교육과정은 혁신되어야 한다’며, 제7차 교육과정 개정 후, 2015년 개정 교육과정까지 수많은 시행착오와 혼란을 거듭해 왔음이다. 그런 와중에 확립된 여러 가지 이론중 하나가 ‘다양성 수용과 체험학습의 연계’가 있다. 최첨단 정보 시대에 아이들이 책과 인터넷의 소굴에서 벗어나서, 오감을 통하여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습득함은 미래지향적 전략이라 하겠다. 저마다 가지고 태어난 재능을 개발하는 길은 오로지 다양한 체험을 통하여 도전하는 길밖에 없다. 숨겨진 달란트를 발견한다는 건,  땅 속의 물줄기를 찾기 위해 지표면을 여기저기 시추해 보는 것과도 다름이 없다.
  체험학습에 임하는 유의사항 중 첫째는 아이를 남들과의 비교평가가 아니라 어제와 오늘의 발전적 상황을 분석함이다. 남들보다 잘하려고 경쟁하기보다 어제보다 더 잘하는 나를 발견하는데 초점을 맞추게 한다. 어른들은 다른 아이와 비교하며 더 잘하라고 독촉하기보다 어제보다 더 잘했노라고 격려하며, 체험학습의 궁극적인 목표인 다양한 경험을 통한 숨겨진 재능을 찾게 해 준다. 학습장의 문을 활짝 열어줌으로써 아이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연출하며 창조의 길로 걸어갈 수 있도록 유도함에 있다. 보호자의 가장 바람직한 태도는 아이의 미래를 직접 결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가 도약의 숲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전정신을 심어주는 것이다. 부모나 교사는 단지 안내자, 촉진자, 공감자, 상담자로써의 역할에서 멈추는 것이 가장 본질적인 쟁점이라 하겠다.
  둘째는 같은 조건, 상황, 환경에서 아이의 반응이 어떠한지를 면밀히 관찰하고 정확한 진단을 해야 한다. 예를 들자면, 풍선을 좋아하는 집단에서의 풍선 선호도는 그리 주목받지 못하지만, 그렇지 않은 집단에서의 풍선 선호도는 주목할 만한 아이의 특성이 될수 있다. 토끼처럼 산등성이를 잘 기어오르는 아이도 있고, 오리처럼 수영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으며, 참새처럼  노래를 즐겨 부르는 아이도 있다. 노래에 전혀 관심이 없는 토끼의 성대를 수술한다 하여도 토끼가 참새가 되지 않음을 명심할 일이다. 여러가지를 다 잘하기 바라며 만능적인 아이로 키우려는 어른의 욕심은 교육(敎育)이 아니라 사육育)임을 말이다. 생긴 모습과 성격만큼이나 다양한 아이의 잠재력이 발휘되는가 발휘되지 못하는가의 기로에서, 다양한 개별적 맞춤 콘텐츠를 모색하고 도입하여 적용함이 마땅할 것이다.
  셋째는 봇물 쏟아지듯이 즐비하게 나열해진 수많은 체험학습의 장을 신중히 선택하는 지혜이다. 오늘날 체험학습 프로젝트 프로그램은 마치 걸러지지 않는 올가미망처럼, 진정한 창의성이 결여된 학습장들이 많음이 사실이다. 기발한 창의력과 돌발적인 사고력을 창조하며 자아 정립의 기회를 맛보게 하려면, 체험학습 프로그램의 양과 질의 점검에 신중해야 할 것이다. 자연의 질서와 우주의 섭리를 자연스럽게 깨달아가며, 진정한 아이의 미래적 가치에 역점을 두는 체험학습장을 선별해 주어야 한다. 성취하고자 하는 동기부여에 충분한 밑거름과 물을 듬뿍 주어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야 할 것이다.
 겨우내내 침묵하시며 계획하신 창조주의 권능과 오묘하심이 저다지도 눈부시고 화사한 봄날에, 아이들이 한잎 연둣빛 새순처럼 소망의 날갯짓을 과감하게 펴기를 바란다. 자신감을 가지고 희망의 지평선을 향하여 달려갈 수 있도록 아낌없는 격려를 해야 할 것이다. 파라다이스같은 학습장에서 마음껏 헤엄칠 수 있는 체험의 강물이 흘러넘치기를 소망해 본다. 바다를 정복할 용기로 잠수함에 올라탄 토끼처럼, 어둠을 뚫으려는 갱도속의 카나리아처럼, 세상을 향한 용감한 도전자들이 일신우하는 봄날이 되기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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