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1> 선택의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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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1> 선택의 기로
  • 최동철
  • 승인 2022.03.0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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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0대 대통령을 뽑는 대선이 불과 엿새 남았다. 이제 여지없는 선택의 기로에서 한 후보를 결정하고 선택해야만 한다. “까짓 선거 한 두 번 해보나”하고 너스레 떨지만 선택에는 늘 고민이 따르게 마련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네 인생살이는 선택의 연속이다. “자장면 먹을까, 짬뽕 먹을까”의 사소한 것에서부터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는 세익스피어 햄릿의 넋두리처럼 운명을 판가름할 거창한 선택까지 숱한 고민의 결정을 하며 산다.

 그때그때 선택에 따라 운명이 뒤바뀌기도 한다. 사춘기는 물론 진학, 전공, 데모, 군복무, 이성, 사회진출 등 숱한 문제의 기로에서 본의든 타의든 어떤 선택을 해왔다. 그 과정에서 겉과 속, 내용을 어느 정도 알면 결정하기가 쉽다. 헌데 이번 대선 후보들은 속내가 오리무중이다.

 임진왜란 당시 행주대첩의 명장 권율 장군의 아버지인 권철이 정혼한 손녀사위의 됨됨이를 알아보고자 훗날 오성대감으로 유명한 이항복을 불렀다. 면전에서 이항복은 “사람의 겉만 보시겠습니까, 겉과 속 모두 보시겠습니까?”라고 여쭸다.

 권철은 “사람의 속 또한 보면 좋겠지만 그게 어디 가능한가”라고 답했다. 이항복은 대뜸 바지를 벗어 그 곳을 보여주며 “사람의 속이 이만하면 훌륭하지 않습니까?”하고 당돌하게 응했다. 이에 권철은 이항복의 재치와 대담함에 감탄하고 두말없이 혼인을 진행했다.

 이 정도는 아니더라도 웬만큼 속을 보여줘야 주어진 14명의 선택지에서 한 명을 지지할 것 아닌가. 표준국어대사전에 선택지는 미리 제시된 여러 개의 답 가운데에서 물음이나 지시에 따라 알맞은 답을 고르도록 하는 시험 형식이다. 그런데 후보들의 선택지가 불충분하다.

 어쨌거나 이제 선택 결정의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설사 선택지가 미흡하더라도 심사숙고해 제대로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타산지석 삼아야 한다. 따지고 보면 우크라이나 사태는 대통령을 잘못 선택한 국민 책임이 있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코미디언 출신으로 불과 6개월 전에 정치에 입문하여 당선됐다. ‘강력한 정치적 견해나 공약이 없다’는 우려 속에서도 깨끗한 정치신인임을 들어 앞 전 대통령 등 정치인에 식상한 국민들의 전폭적 선택에 결선투표에서 73.2%를 지지 받았다.

 2019년 대통령에 취임한 그는 국정운영을 그야말로 해학적으로 했다. 정부 요직에 친지와 코미디언 등 동료들을 대거 앉혔다. 그것도 외교와 국방, 국가정보국장 등 안보와 직결되는 자리에도 배우와 연출가 등을 임명했다고 한다.

 반면교사라 했던가. 우크라이나 상황을 직시하며 대통령 선출의 중요성을 새삼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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