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 전날 ‘샘 고사’ 300여년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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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전날 ‘샘 고사’ 300여년 유지
  • 보은신문
  • 승인 2022.02.2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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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승면 우진리 솔안마을 전통문화 보존
삼승면 우진리 솔안마을 주민들이 샘 고사에 참여한 가운데 유사인 김필제씨가 소지를 올리고 있다.
삼승면 우진리 솔안마을 주민들이 샘 고사에 참여한 가운데 유사인 김필제씨가 소지를 올리고 있다.

삼승면 우진리 솔안마을의 ‘샘고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이 마을은 300여년이상 이어져 오고 있는 전통문화를 원형 그대로 유지하며 ‘샘 고사’를 한해도 거르지 않고 보전 계승해 오고 있다.
 샘 고사는 마을 우물이 마르지 않고 전 주민과 가축이 식수와 생활용수를 충분히 쓸 수 있도록 흘러나오기를 용왕신에게 기원하는 제례의식으로 이와 더불어 주민의 건강과 평안, 가축의 무병과 다산, 풍년을 함께 기원한다.
샘 고사의 제주는 유사가 맡아 진행하는데 유사를 맡은 사람은 고사를 올리기 1개월 전부터 상가집 등의 출입을 금한다.
‘솔안말 샘고사’는 정월대보름 전날인 정월 14일 술시(오후7~8시)에 올리는데 유사는 이날 아침 일찍 황토를 떠서 우물 외곽에 군데군데 뿌려놓고 왼새끼를 꼬아 금줄을 쳐 사람들의 출입을 박는다. 제단에는 포, 대추, 밤, 곶감, 백설기를 차리고 술을 마련해 제를 올리며, 이때 제주(유사)는 문종이를 말아 마을의 연장자순으로 소지를 올리며 그 집안의 건강, 평안, 풍년을 기원하고 이때 소지가 높이 올라가면 그 집안의 일 년이 뜻하는 대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옛날에는 마을마다 공동우물이 있었으나 자가 수도가 설치되고 이후 마을상수도가 공급되면서 공동우물은 하나둘 자취를 감춰 이제는 재래식 공동우물을 찾아 볼 수가 없다.샘고사에 참여한 이 마을 김근상(87)어르신은 “내가 어릴 때도 어른들이 샘고사를 지냈는데 아직도 지내고 있다.”며 “내 조부모님이 해오고 내가 하던 것을 잊지 않고 전통문화를 계승해 보존하고 있는 자네들이 고맙다”고 감동을 표했다.
이의 증언에 의하면 원래 공동우물은 우진리 240번지에 있었는데 100여년 전 스님이 우물에 빠져 사망하는 사고가 있은 후 현재 위치에 우물을 새로 팠다는 말을 어른들에게 들었다고 밝혔다.
 현재 솔안마을 샘계의 계원은 9명으로 솔안말 주민 전원이 계원이며 일년에 한 번씩 양수기로 우물을 퍼내고 안에 들어가 청소를 하는 등 우물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관리와 보존에도 힘쓰고 있다.
이날 유사를 맡아 제를 올린 김필제 이장은 “어른신들의 말씀에 의하면 샘 고사를 지낸 지가 300년을 훨씬 넘은 것 같다”며 “기록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것은 없어지고 현재의 계장부가 정해년(1947년)부터 기록된 것으로 볼 때 올해로 76년이 된 것인데 지금도 회의록으로 이 장부를 쓰고 있다”고 자랑했다.
 이어 “이 장부에는 옛날에 쌀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은 내역, 누가 언제 이 마을에 들어 왔는지 등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어 근대 우리 마을의 사료로도 큰 의미가 있고 공동우물은 국가적 재난이나 위기 시 소중한 생명수가 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잘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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