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도취 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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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도취 된 사람들
  • 보은신문
  • 승인 2022.02.1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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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뚜기도 한 철’이라는 말처럼 요즘 같은 선거철에는 자아도취 된 사람들이 기승이다. 출마자 대부분이 그렇고 그들 주변 극렬 지지자들 또한 그러하다. 하기야 출마 자체가 ‘나 잘났소!’하고 대외적으로 표방하는 것이니 자아도취를 무턱대고 나무랄 수는 없다.

 자기 자신이 남보다 잘나거나 잘하는 점이 있으면 그것을 부풀려 과시와 자긍심을 표출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허나 도 넘은 자아도취는 타인의 처지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기중심적 방식의 세상이 옳다며 타인을 재단해 버린다. 그것이 문제이다.

 그 자신이 몸담고 중요한 위치에서 정권을 유지해왔던 인사들이 마치 자신만이 청렴하고 책임이 없다는 듯 ‘적폐’운운하며 ‘척결’ ‘보복’등을 외쳐대는 모습도 자아도취의 한 예다. 연일 여론조사에서 앞선 것으로 발표되니 권력을 잡은 듯 자아도취에 빠져 기고만장 한 것이다.

 보은지역에도 이처럼 자아도취 된 6월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있다. 통성명 인사는커녕 눈 마주친 적도 없는데 멋대로 휴대폰에 카톡을 시도 때도 없이 보내온다. 기다리던 카톡인가 하여 바쁜 중에도 부리나케 들여다보면 자아도취 된 자들이 보내 온 짜증나는 문구다.

 도넘은 자아도취를 정신분석학적 용어로는 나르시시즘(narcissism) 또는 자기애(自己愛=self-love)라고 한다. 자신의 외모, 능력과 같은 이유 등을 들어 지나치게 자기 자신이 뛰어나다고 믿는다. 타인보다 자아를 사랑하는 자기중심적 성격의 이상행동을 한다.

 본래 나르시시즘은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해서 결국 물에 빠져 죽는다는 그리스 신화의 나르키소스 이름에서 따와 독일의 네케가 만든 용어다. 나르시시즘은 자신의 이상화된 자아 이미지와 속성에 대한 허영심이나 이기적인 감탄으로부터 만족을 추구하는 심리다.

 인격장애 분야의 선구적 연구자였던 미국의 시어도어 밀론은 도넘은 자아도취자의 변종 4가지를 확인하고 저서 현대정신병리학에 게재했다. 무원칙한 자아도취자는 반사회적 특징이 있으며 사기를 치거나 착취적이다. 도덕적이지 않고 기만적이며 양심적이지 않은 사람이다.

 관능적 자아도취자는 과장적 모방을 한다. 에로틱하고 애타게 하며, 유혹적이고 영리하다. 능글맞을 때가 많고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한다. 보상적 자아도취자는 부정적 소극적 공격적 회피적 특징이 있다. 훌륭하고 탁월하며 주목할 만큼 우월하다는 환상에 젖어있다.

 엘리트 자아도취자는 오스트리아 심리학자 빌헬름 라이히의 ‘남근자기애적’성격 타입에 해당하는 순수한 패턴의 변종이라고 주장했다. 참고로 라이히는 성적 억압이 히스테리의 원인이라는 점을 받아들였고, 독단적인 오르가즘 이론을 정립해 초기 성해방운동에 기여한 바 있다.

 어쨌거나 선거 출마자들은 자만심이 아닌, 진솔한 마음을 유권자에게 보여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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